[장수노인] 장수노인들의 여름나기
[장수노인] 장수노인들의 여름나기
  • 조기영 기자
  • 승인 2005.06.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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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30도를 넘나드는 여름은 누구에게나 지내기 힘든 계절이다. 무더위 때문에 입맛이 떨어져 영양 상태가 나빠지는 데다 체력 소모는 더 많아져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서는 각별한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신체적으로 젊은이보다 체력이 약해진 고령의 노인들은 무더운 여름이 어느때 보다 힘겨운 시간이 될 수 밖에 없다.

장수노인들은 어떻게 여름을 보낼까. 관내 장수노인들을 찾아 그들만의 건강한 여름나기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군동면 영포마을 오순요(102)할머니는 적당한 식사와 충분한 휴식으로 여름철 건강을 지켜가고 있다.  더운 날씨에 오할머니가 즐기는 음식 중 하나는 과일이다. 제철에 나는 토마토, 수박 등 수분이 많은 과일을 잘게 썰거나 믹서에 갈은 후 한두 스푼의 설탕을 첨가해 먹기도 한다. 과일도 과식을 하는 일은 없이 소식을 유지하고 있다.

더위를 잘 타지 않는 오할머니는 삼복더위 때까진 긴소매 옷을 즐겨 입는다. 잠을 잘 때도 전기장판을 사용해 급격한 온도변화가 생기지 않도록 하며 충분한 숙면을 취하는 것으로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고 있다.

평소 단 음식을 좋아하는 오할머니는 밥과 국에 한 숟가락 정도의 설탕을 넣어 식사를 즐긴다. 요즘 오할머니가 자주 찾는 음식은 바지락국이다. 오할머니는 맑고 담백한 바지락국과 상에 오른 반찬을 골고루 맛보며 한 공기의 밥을 거뜬히 비워낸다.

식사 후에 특별한 간식을 찾지 않지만 요구르트와 우유 탄산음료를 물 대신 즐겨 마신다는 것도 오할머니의 독특한 식습관 가운데 하나다. 오할머니는 하루 평균 3~4개의 요구르트를 마시고 한잔 분량의 우유 탄산음료를 즐기고 있다.

올해 105세를 맞는 신중임(여·도암면 석문리)할머니는 그늘에 앉아 올해 수확한 마늘을 직접 깔 정도로 정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정오 무렵에 만난 신할머니는 손자며느리에게 보낼 마늘을 정성껏 손질하느라 더운 날씨도 잊고 있었다.

한 세기를 훌쩍 넘어 살아왔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신할머니는 세끼 식사를 거르지 않고 소식을 유지해 오고 있다. 신할머니는 특별한 여름철 보양음식을 즐기지 않지만 싱싱한 해산물을 자주 찾는다.

또 토마토, 참외 등 제철 과일을 신할머니는 즐겨 먹는다. 단 음식을 좋아하는 신할머니는 갈증이 날 때마다 찬물에 약간의 설탕을 녹여 마시는 것으로 한여름 목마름을 해소한다.  

신할머니는 날씨가 무더운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건강을 지켜가고 있다. 간간이 낮잠을 즐기지만 밤에는 맘 편하게 깊은 잠에 드는 것도 신할머니가 건강한 여름을 나는 방법이다. 

도암면 월하마을에 사는 윤봉현(98)옹은 통이 넓어 바람이 잘 통하는 한복으로 여름을 난다. 평생 한복만을 즐겨 입어온 윤옹은 통기성이 좋은 모시한복으로 불볕더위 속에서도 시원한 여름을 보낸다. 또 윤옹은 찬물로 세수하는 습관을 지켜가고 있다. 한겨울에도 아침 7시에 일어나면 찬물을 사용해 세수하는 것으로 건강을 지켜나가고 있는 것.

특별히 음식을 가리지 않는 것도 여름철 윤옹이 건강을 유지해나가는 비결이다. 윤옹은 보신탕, 삼계탕 등 보양음식을 즐겨 먹으며 여름철에는 상추쌈을 좋아한다.

세끼 식사를 거르지 않는 식사습관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윤옹은 깨, 콩 등이 심어진 집안 텃밭을 가꾸는 일을 도맡아 하지만 무더운 날씨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방안에 누워 잠시 낮잠을 즐긴다. 휴식을 취할 때에도 윤옹은 선풍기 바람보다는 툇마루에 앉아 집안으로 불어 들어오는 자연풍을 쐬며 더위를 잊는다.

강진읍 춘곡마을 신유랑(98)할머니는 충분한 식사와 가벼운 산책 등 운동으로 여름철 건강을 지켜가고 있다. 신할머니는 세끼 식사를 거르지 않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것을 물론 마을회관과 이웃집을 찾아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도 한다.

신할머니는 가리는 음식없이 밥 한 그릇 정도의 식사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에 오른 반찬을 골고루 먹는 식사습관으로 건강을 유지해가고 있다. 신할머니는 집안 텃밭에서 키운 상추로 요리한 음식을 여름철에 즐겨 먹는다.

또 신할머니는 식사 후에 콜라 반잔을 마시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 음식을 먹은 후 소화제 대용으로 마셔온 콜라가 신할머니의 식사시간에 빠지지 않는 음료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신할머니는 TV를 보는 것으로 대부분의 낮 시간을 보내지만 점심을 먹은 후에는 마을회관이나 이웃집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규칙적인 식사와 적당한 운동에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신할머니의 낙천적인 성품이 더해져 여름의 무더위를 이겨내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성모의원 박금철 원장

강진읍 성모의원 박금철(44)원장은 “섭씨 18~23도가 사람이 활동하기에 가장 쾌적한 온도”라며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면 체온 유지를 위해 많은 땀이 배출되면서 에너지 소모가 급격하게 많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박원장은 “노인이든 젊은이든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는 여름철에는 에너지 보충을 위한 영양 섭취와 적당한 휴식이 필요하다”며 “특히 단백질, 철분, 비타민 계통의 영양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진군의사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박원장은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렸을 경우에는 수분만을 섭취하는 것보다 소금 등을 함께 먹어주는 것이 탈수증을 예방할 수 있다”며 “땀과 함께 배출되는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오렌지주스와 이온음료를 함께 마시는 것도 좋다”고 강조했다.

또 박원장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체력과 면역기능이 약화돼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며 “무더운 날씨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건강한 여름나기의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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