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退隱堂 廉傑將軍(퇴은당 염걸장군)을 아시나요?
[기고] 退隱堂 廉傑將軍(퇴은당 염걸장군)을 아시나요?
  • 김상윤 _ 성균관 전의
  • 승인 2024.02.1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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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_ 성균관 전의

조선 중기 무신이었던 염걸은 1545년 칠량면 단월리 농암 촌락에서 출생하여 의병활동으로 조국을 수호하다 1598년 53세로 짧은 생애를 마쳤다. 의병장의 자는 국충(國忠)이고 호는 퇴은당(退隱堂)이다. 관향(貫鄕)은 파주(坡州)이고 어모장군(禦侮將軍) 부사과(副司果) 염인형(廉仁亨)이 부친이며 전성부원군(典城府院君) 충경공(忠敬公) 제신(悌臣)의 후손이다.

어려서부터 절개가 있고 15세에 이미 지역에서 가장 힘이 세고 키가 큰 청년으로 성장하였다. 또 글재주가 영특했고 성장하면서 동생 서와 함께 말 타기와 활쏘기를 익혀 뛰어난 솜씨로 심신수련을 하였다. 1564년 봄 강진의 해창 부근에서 왜구들이 노략질을 심하게 하자 마을청년 100여명을 모아 간조차이로 왜구의 배가 30m정도 밀려나자 육지에 남아있던 왜구들을 공격해 섬멸하였다. 이후에도 무술연마와 진법훈련을 실시하였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왜병이 구십포(九十浦 현 강진읍 남포리)로 쳐들어오자 공이 동생 서(瑞)와 경(慶), 아들 홍립(弘立)을 이끌고 장차 이를 공격하려고 할 때 갑자기 밤안개가 일었다. 공이 기뻐하며 말하기를 "지금이 승리할 때이다"라 하였다. 강변에 이르러 "너희들은 이곳에 염걸장군이 있다는 것을 듣지 못 하였는가"라는 글을 써서 적진에 쏘아 보냈다. 적들이 놀라 정수사(淨水寺)로 퇴각하였는데 공이 추격하여 크게 격파하였다고 호남절의록에 기록하고 있다.

허수아비 수백 개를 만들어 수많은 병력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고 포고문(布告文)을 발사하여 방어하며 적이 장흥 회령 대흥교에 모이니 이를 공이 쳐서 격파하였고 적장의 말을 빼앗기도 하였다. 계속 싸우며 옮겨가 노량 예교에 이르러 세 번 싸워 모두 이겼으나 동생 경이 적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그 후 이순신 장군의 휘하에 들어가 의병장이 되었고 몰운대 전투에서 전공이 지대하여 수문장(守門將)이 되었다. 다시 정유재란때 여러 격전지에서 전공을 세웠으나 거제도 해전에서 백병전(白兵戰)을 펴다 적탄에 맞아 전사하셨고 그의 형제들인 염서와 염경 그리고 외아들인 염홍립까지 네가족이 같은 해에 모두 순국함으로 멸문지화(滅門之禍) 가문이 되는 비운을 맞았다.

생가 인근 불무동 파주 염씨 선산에 퇴은당 염걸장군과 동생들 정헌공 염서, 절재공 염경, 외아들 강재공 염홍립의 사충장군(四忠將軍)이 각각 합봉으로 모셔져있는 묘역이 1,000㎡정도 이다. 봉분은 약 1.5m 높이에 약 15m의 둘레로 되어있으며 묘 앞에 마다 묘비가 서있다. 파주 염씨 종중이 묘지관리를 하고 있으며 매년 강진군이 지원하여 묘소 벌초를 한다. 이 묘역이 1978년 9월 22일 전라남도 기념물 제36호로 지정되어 있다.

염걸장군은 사후에 주부(主簿)를 제수 받았고 선무원종공신(宣武原從功臣) 2등으로 녹훈(錄勳)되었으며 자헌대부(資憲大夫) 병조판서(兵曹判書)에 추증(追贈)되었다.

장군의 생가터가 있는 농암마을에는 10호 이상이 거주하였으나 현재는 3호에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생가는 계속 보전되다 건물의 훼손이 심하여 1981년 철거되었다. 문헌에는 추모 제각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찾아보기 어렵다. 묘소 아래 약 150m 떨어진 곳에 후손들이 건수한 순의비(殉義碑)가 있는데 관리상태가 미흡하여 칡덩굴로 얼켜져 있다. 파주 염씨 4충 순의비는 율변마을 입구에 있으며 수백년된 아름드리 노송 2그루가 비석을 받혀주고 있다.

그리고 정수사 입구 좌측에 故 수연 주지스님께서 사당을 건립하여 퇴은당을 주벽으로 4충장군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으며 비석과 주상전리석으로 세워진 승전비가 있다. 또한 고금도에도 전승비가 있으며 퇴은당 문집이 있다.

우리 고장에서 퇴은당이 탄생하여 왜구를 섬멸하며 조국을 지키다 순국하였다는 위업은 우리 군의 위상이요 우리군민의 자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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