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내 아이는 내가 알아서 키우겠다는 어리석은 아버지
[서평] 내 아이는 내가 알아서 키우겠다는 어리석은 아버지
  • 강진신문
  • 승인 2022.11.09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진군도서관 우리들서평단 _ 김진곤

이 세상 부모의 마음은 한결같을 것이다. 내 아이는 건강하게, 그리고 똑똑하게, 더 나아가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하고 당당하게 세상을 헤치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 말이다. 이런 부모의 마음은 동물적이면서 본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 했다. 즉 넘치는 것은 미치지 못한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지나치다 보면 그 자식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자기가 감당하기 버거운 스트레스는 평생 트라우마로 남는다.

「완벽한 아이」의 저자 모드 쥘리앵은 1957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아버지와 교육학을 전공한 어머니라는 이상적인 가정환경이었지만, 아버지의 잘못된 신념과 비뚤어진 세계관으로 인해 세 살이 되던 해에 철책으로 둘러싼 집에 감금, 열여덞 살에 그 집에서 나올 때까지 15년을 갇혀 지냈다.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강제된 정서적, 육체적 학대는 친구로부터, 사회로부터, 이 세상으로부터 그녀를 고립시켰다. 그러나 자신이 발 디뎌보지 못한 세상을 포기하는 대신 끊임없이 갈망하며 삶에의 희망을 키워갔다. 법대를 나와 법무사로 활동하다 지금은 심리적 통제와 정서적 지배를 전문으로 하는 심리치료사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완벽한아이 / 모드쥘리앵 지음

 


이 책을 읽고 여러 작가가 소회를 밝혔다. "아버지가 조각하는 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말하고 있다. 저자 자신이 겪은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쓴 책이라 그런지 읽는 동안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실제로, 아버지와 어쩔 수 없는 부역자인 어머니는 아이의 살을 발라내고 뼈를 깎는다. 독자는 사람이 사람을 만들 수 있다는 환상이 실현되는 과정, 부모가 자녀를 자신이 원하는 인간으로 만드는 지옥을 만날 수 있다. 구체적 묘사가 뛰어난 작품인데도, 모든 문장이 비유로 가득 차 있다. 시의 집적, 오랫동안 내 몸에 기거할 글을 만났다."(아주 친밀한 폭력의 저자 정희진)
 
통제되고 절제된 공간과 행동에서 저자 모드 쥘리앵은 아이답게 자신을 의심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학대하기도 한다. 우연한 순간에 부모가 얼핏 보여주는 작은 사랑의 가능성에 매달리기도 한다. 물론 기대는 늘 몇 배의 실망으로 돌아온다. 인간은 지구상 생태계의 최상위에 있다. 즉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가장 영특한 동물이다. 그렇다고 하여도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여서는 안 된다. 특히 내 자식이라는 이유로 자기 마음대로 훈육하고 억압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요즘 방송에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곤 한다. 가족 동반자살이 그것이다. 아무리 자기 자식이라 하여도 인격과 생명을 앗아갈 권리는 없다. 이 책은 부모의 역할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게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