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깨끗한 손만이 훌륭한 국가를 만든다
[서평] 깨끗한 손만이 훌륭한 국가를 만든다
  • 강진신문
  • 승인 2022.11.0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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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도서관 우리들서평단 _ 윤치정

'역사의 의무는 진실과 허위, 확실과 불확실, 의문과 부인을 분명히 구별하는 것이다.'라고 누군가 말했다. 프랑스는 옳고 그름의 역사를 바로세우는 데  주저하지 않고 모범적인 사례를 남긴 선진국의 전형이다.

이 책은 2차대전 동안 프랑스 파리 미국도서관을 배경으로 가슴 아픈 역사적 한 단면을 실화를 배경으로 글을 썼다.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대반전이 일어난다.

2차대전이 끝난 후에 주인공의 약혼남이 독일군에 부역한 여자를 칼로 머리칼을 자르고 손목을 부러뜨린 린치를 가한다. 작가는 어떻게 전쟁이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는지 담담히 서술한다. 여성 특유의 감성적 필체로 가족의 의미, 친구 간의 우정, 책에 대한 애착을 도서관을 통하여 구현한다.

저자는 영국에서 출생했고 <오데사의 달빛>과 <파리의 도서관>을 통해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슬라이스>같은 잡지나 <몬태나 누아르> 문집 등에도 많은 단편들을 소개한 바 있다. 작가는 파리 미국 도서관에서 행사 관리자로 일하게 되었을 때 2차세계대전 당시 도서관 사서들이 보여줬던 놀라운 용기와 희생 정신에 대해서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파리의 도서관 / 자넷스케슬린 지음

 


폴이 마거릿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마거릿은 지나가는 행인이라도 있기를 바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도와주세요!"하지만 행인들은 일행을 못 본 척하면서 서둘러 가버렸다. 그들의 면전에서 흙바닥을 뒹굴고 있는 이 더러운 여자는 자신들이 굶주릴 때 고기를 포식했고 아내들이 헐벗고 있을 때 새 옷으로 치장했다. 폴이 칼을 받아 들였다 - p197.

'깨끗한 손만이 훌륭한 국가를 만든다.' 프랑스는 4년여 동안의 나치점령 시기, 역사를 지어버리고 싶은 암울했던 강점기를 엄정한 심판과 처단을 통하여 극복했다. 그 당연한 결과로 가장 선진적인 민주국가를 건설하는 데 성공했다. 정부 차원에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시민들 각자가 즉결 처분했던 부분도 수만 건이 넘었다.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는 비굴했던 역사를 제대로 청산을 하지 못하여 그 후유증이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친일파를 처단하지 못한 대가로 이 작은 남한 땅에서 수구와 진보가 나누어졌고, 권위주의적 정치행태와 군사문화유산의 업보가 남겨졌다.

이 책은 가슴 아픈 역사를 보여주고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책을 사랑한 프랑스 국민들의 성숙된 시민의식과 전쟁상태에서도 도망가지 않고 용감히 도서관을 지켰던 직원들에게 경외감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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