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유학의 메카 옴천초등학교
산촌유학의 메카 옴천초등학교
  • 김철 기자
  • 승인 2018.11.16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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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15명의 폐교위기 학교에서 45명의 '작은 학교 살리기' 롤모델로 거듭나

지역 환경에 맞는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통해 멀리서도 찾아오는 학교로 발돋움

강진의 조그만 산촌마을에 위치한 옴천초등학교는 최근 작은학교 살리기의 롤모델로 가장 많이 소개되는 학교이다. 언제부터인지 농산어촌 지역에서는 학생 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 다다르거나 실제로 폐교를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옴천초등학교는 이런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고 작은 학교 살리기의 롤모델로 거듭났다.
 
교장 최 용
옴천초등학교(교장 최용)는 2013년도에 전교생 15명 중 6명이 6학년이어서 다음 학년도에 학생수가 10명 미만으로 감소될 예정이었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학교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위기 상황에 '마을에서 학교가 사라지면 다음은 마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지역주민, 학부모, 학교, 관계 기관 등 교육공동체 모두가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많은 논의 끝에 폐교 위기의 학교를 살릴 방안으로 산촌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고 5년이 지난 지금은 학생 수가 무려 45명으로 대폭 증가하였다.
 
이렇게 옴천초등학교를 살리고, 나아가 작은학교 살리기의 롤모델로 거듭날 수 있게 된 중심에는 청정산촌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힐링산촌유학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도시에서 생활하는 학생들 중에서 학업 스트레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중독 등 도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나 청정 자연환경 속에서 자녀를 교육시키고 싶은 부모들의 교육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도시학생들이 청정산촌의 학교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힐링산촌 유학프로그램은 학교 앞 '옴냇골산촌유학센터'에서 생활하는 유학센터형과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귀촌형, 2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유학센터형은 학생들에게 소정의 유학비를 받고, 옴냇골산촌유학센터에서 생활하는 형태이다. 옴냇골산촌유학센터에는 학생들을 돌봐주는 지도교사가 상주하면서 숙식, 학습지도, 생활지도 등 유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귀촌형은 유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옴천면으로 이사를 와서 가족이 함께 생활하며 학교를 다니는 형태이다.

옴천초등학교에 유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찾아오는 데에는 힐링산촌 프로그램과 함께 다른 학교와는 차별화된 특색 있는 교육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청정산촌의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학교와 지역사회의 장점을 살린 '오감만족 숲 체험'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학교의 환경적 특징을 잘 살려, 숲 속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 1교시 수업 전, 아침시간에 이루어지는 교장선생님과의 숲 체험은 학교 뒷산에 자리 잡은 숲 속에서 이루어진다. 숲길을 산책하고 숲 속에서 명상하는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하루 동안 해야 할 일에 대하여 돌이켜 생각해보고, 맑은 정신 속에서 보람찬 하루를 보낼 것을 다짐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전문 숲 해설가 선생님과 학교 선생님이 팀을 이뤄 우리 고장 주변의 다양한 숲을 체험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뒤 산 뿐만 아니라 월출산, 보은산 등 지역의 숲에서 평소 그냥 지나쳤던 동식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고 평상시에는 하기 어려운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된다. 봄에는 뒷산에서 진달래를 따서 화전을 부쳐 먹기도 하고, 가을에는 잠자리와 메뚜기를 잡으면서 청정 산촌인 옴천초에서만 즐길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된다. 숲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력을 키우게 되며, 자연스럽게 자연을 닮아가는 인성이 자라나게 된다.
 
또 하나 옴천초등학교만의 특색 프로그램으로 '반딧불이 저녁교실'이 있다. 교육·문화시설이 전무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밤늦게까지 경제생활을 하는 맞벌이 부모들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프로그램이 바로 '반딧불이 저녁교실'이다.

학생들은 매주 화요일, 목요일에 자신의 희망에 따라서 학교 선생님들, 방과후 강사들에게 영어, 공예, 미술회화 등을 배우게 된다. 이 프로그램이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학부모들이 강사로 직접 참여하기 때문이다. 모두 학교를 살리기 위한 교육공동체의 노력인 것이다. 저녁교실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는 간식이 제공되며 학교 통학버스를 통해 안전한 하교까지 학교에서 책임지고 있다.

방과후 학교에서부터 반딧불이 저녁교실까지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부서를 직접 선택함으로써 스스로 자기관리를 잘 해나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다. 11개의 방과후 학교 부서와 10개의 반딧불이 저녁교실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지·덕·체를 골고루 신장시킬 수 있다.
 
숲 체험을 통해 바른 인성을 키우고, 반딧불이 저녁교실을 통해 실력을 키운 학생들은 '마을학교 진로체험'을 통해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미래 사회로 나아갈 준비를 한다. 최근 꿈이 없고, 미래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이 없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옴천초등학교의 학생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학생들은 '마을학교 진로체험'을 통해 도시에서도 쉽게 접하기 힘든 다양한 진로 관련 체험을 하고, 자신의 소질과 특기를 찾아 꿈을 키우고 있다.
 
소에게 직접 여물을 주고, 트랙터에 시승해보는 목장 체험부터, 원두를 가지고 직접 커피를 내려 보는 바리스타 체험, 학교에서 학생들이 사용할 책꽂이에 자신들이 원하는 색깔을 입혀보는 목공예 체험, 각자 학교 주변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를 개최하는 사진작가 체험까지 학생들은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된다.
 
'마을학교 진로체험'이 더욱 뜻깊은 이유는 모든 체험에 있어서 지역 사회의 체험장과 강사들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이 또한 '반딧불이 저녁교실'과 함께 학교를 살리기 위한 교육공동체의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옴천초 최용 교장은 "도시에서 전학 온 학생들로부터 '옴천초에 와서 행복하고 신나는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옴천초만의 특색 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건강하고 따뜻한 감성을 지닌 꿈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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