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중한 청자유물 이렇게 운반합니다"
"귀중한 청자유물 이렇게 운반합니다"
  • 주희춘
  • 승인 2002.09.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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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나무, 알미늄 포장...탑차 수송. 시속 60㎞ 이상 밟지 않아
▲ 싯가 15억원을 홋가한 것으로 알려진 청자음각운학문 정병. 서울의 개인소장자로부터 대여받은 이 작품은 이동 과정에서도 최고의 대접을 받았다.
청자문화제가 끝난지 한달이 지났지만 청자문화제를 준비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마무리작업이 한창이다. 청자빚기 체험 작품들은 최근에야 주인들에게 보내졌고, 전시회를 위해 대여했던 문화제급 작품들도 전시기간을 마치고 최근 소장자에게 되돌려 주었다.

관심을 끄는 것은 고려청자와 종교전에 출품됐던 작품들이 주인에게 돌아가는 방법. 시가 60억원이 넘는 50여점의 작품들이 광주, 서울등 원 소장자에게 돌아가는 방법은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대여문화제를 관리하는 수준은 곧바로 청자박물관의 이미지와 바로 직결된다. 대여 작품을 분실할 경우 보험회사에서 비용을 처리하기 때문에 강진군이 지출해야 할 경제적 부담은 적지만 나중에 규모있는 전시회는 하지 않을 각오를 해야 한다.

청자박물관에 작품을 대여해 주었다가 분실되거나 파손될 경우 소문은 문화계에 삽시간에 퍼지게고 나중에 대여자체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작품은 우선 솜이 들어간 두꺼운 띠로 동여멘다. 이어 오동나무박스에 넣고 빈공간에 역시 솜을 촘촘히 쑤셔 넣는다. 오동나무는 습기조절에 탁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포장이 끝난 것은 다시 대형 알미늄박스에 넣어 보호한다. 이 정도로 포장을 하면 차가 굴러도 최소한 수송차가 찌그러지지 않은 이상 작품이 파손되지 않는다.

이렇게 견고하게 포장된 작품은 탑차에 실려 최종수송에 들어간다. 청자업소측은 이번에 모 택배회사의 탑차를 3일 동안 임대한 후 최선일 학예연구사가 운전석 옆에 동승했다. 이동할 때 시속 60㎞ 이상은 속력을 내지 않는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재미있는 것은 혹시 숙식을 하게 될 경우 차의 뒤쪽을 항상 주차장의 벽쪽에 붙힌다는 것. 탑차의 문은 뒤쪽에만 있기 때문에 차가 움직이지 않은 이상 뒷문을 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원 소장지에 도착한 작품은 소장박물관 책임자의 입회하에 포장을 개봉한다. 작품이 알미늄 상자와 오동나무 상자에서 나와 솜옷을 벗으면 책임자는 작품의 손상여부를 자세히 살피며 대여 당시의 상태가 그대로 인지 확인한다. 문제가 없으면 작품을 접수하고 이 순간에 청자사업소의 모든 역할은 끝난다. 청자박물관측은 이번에 작품 50여개를 광주, 서울등지의 박물관과 개인소장자에게 되돌려주는데 꼬박 3일을 소비했다.

최선일 학예연구사(큐레이터)는 “모든 문화재의 대여가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빌린 순간부터 최종인계하기 까지 어린아이 다루듯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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