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냄새'화들짝'... 원인은?
가스냄새'화들짝'... 원인은?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6.03.11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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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가스공사 직원 등 긴급출동... 주민들, "해프닝으로 끝나 다행"

"가스냄새가 심하게 납니다. 폭발할까 무섭네요"
 
지난 4일 오전 10시45분. 여러 대의 소방차와 구급차가 강진소방서 차고를 뛰쳐나와 어디론가 질주하기 시작했다. 강진농협 자재백화점 일대에서 심한 가스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급히 출동한 것이다.
 
동일한 내용의 신고 전화가 걸려오길 두세 차례, 최근 강진읍 시가지를 중심으로 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공급관 설치공사가 있었던 만큼 소방관들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강진지역은 지난 1월말부터 일부 가구를 중심으로 도시가스 공급이 시작됐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을 맞이한 것은 신고자들이 전한 것처럼 '가스냄새'와 흡사한 특유의 악취였다. 냄새는 자재백화점 입구부터 주차장까지 곳곳에서 감지됐고 1층 농기계서비스센터로 갈수록 심했다. 소방관들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졌다.

이곳에서 20m떨어진 왕복2차선 도로 아래로는 직경 20인치의 도시가스 주 배관이 묻혀있었고 맞은편에는 주유소가 있는 상황이었다. 주변을 지나던 운전자와 주민 등 10여명이 가던 길을 멈추고 사태를 지켜봤다.
 
난데없이 들이 닥친 소방차에 놀란 것은 오히려 농자재백화점 직원들이었다. 한 직원은 "무슨 일이냐"며 되묻기까지 했다. 잠시 뒤 냄새의 근원지를 알게 된 소방관들도 황당한 표정을 짓기는 마찬가지.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농자재백화점 1층 농기계서비스센터에 입고된 트랙터를 직원들이 수리하는 과정에서 기어오일을 빼내는 순간 내부에서 썩어있던 상태의 오일이 밖으로 배출되면서 가스냄새와 같은 악취를 뿜어냈던 것. 더욱이 비가 오는데다 저기압으로 인해 악취가 밑으로 가라앉은 상태에서 퍼져나가다 보니 이를 도시가스 누출로 오인한 일부 주민들이  불안감에 신고번호를 눌렀던 것이다.
 
농기계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오일의 여러 성분 중 일부는 물과 만나면 썩게 되는데 아마도 이런 상태에서 오랫동안 기계를 방치하다보니 마치 가스냄새와 같은 심한 악취를 뿜어낸 것 같다"면서 "이렇게 황당한 경우는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런 상태로 농기계를 장기간 방치할 경우 부식이나 고장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면서 올바른 보관과 지속적인 점검을 당부했다.
 
이날 신고를 받고 현장을 찾은 목포도시가스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밀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가스누출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날 신고 된 '가스냄새'의 정체는 트랙터의 폐오일이었던 것으로 결론 난 셈이다.  
 
강진소방서 관계자는 "강진지역에 도시가스배관 공사가 진행되다 보니 가스와 유사한 모든 냄새에 민감한 상태인 것 같다"면서 "더욱이 해빙기에는 가정에서 가스시설의 이완 등에 따른 가스누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남소방본부는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많은 봄철을 맞아 오는 5월말까지 취약지 화재예방과 신속한 대응을 위한 봄철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빙기 대형 공사장 등에 소방간부가 현장을 방문해서 소방시설 설치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이상 여부를 판단한다. 또 간담회를 개최해 안전한 공사장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숙박시설, 문화재를 대상으로 전기·가스시설의 유관기관 합동점검을 실시하는 등 현장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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