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강진의 미래, 교육 선진화로 찾아 가자
<독자기고>강진의 미래, 교육 선진화로 찾아 가자
  • 강진신문
  • 승인 2002.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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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길성(강진중학교 교사. 강진교육포럼 사무국장)
지난주 강진신문에서 금년 1월 이후 7개월만에 마량 인구 규모의 사람이 강진을 떠났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았다. 최근 농업 환경이 마늘 수입 관세 인하와 보리재배 면적의 감소, 쌀시장 개방 등으로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감소 속도가 너무 빨라서 안타까움이 크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이러한 농촌인구의 감소 현상은 비단 강진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시골 어느 지역이든 젊은층에 비해서 노령 인구의 증가로 인구수가 줄어들겠지만 강진의 경우에는 읍내를 포함해서 그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데 염려가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면 강진에 사는 사람들은 왜 이처럼 많은 수가 강진을 떠나는 것일까? 인구가 줄어드니 장사가 잘 안되고 농업 환경이 변하면서 농사 속에서 희망을 찾지 못해 떠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아이들의 교육문제에 대한 걱정도 강진을 떠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실제로 주변의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5, 6학년이 되고 중학교 3학년 정도가 되면 아이들의 교육 문제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계속해서 강진에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지 그렇지 않으면 광주나 목포, 순천 등으로 전학을 가야하는지 쉽게 판단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고민을 한다. 그러다가 상당수의 학부모님들이 결국 더 좋은 환경에서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싶다는 욕심에서 타 시군으로 전학을 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반대로 우리 고장 강진이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교육도시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때는 거꾸로 타지역에서 우리 지역으로 학교를 보내기 위해서 전학 오는 학생수가 많아 질 것이다.

지금은 그런 예가 별로 없겠지만 수년 전만 해도 강진지역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인근의 영암이나 장성지방으로 고등학교를 진학한 적이 많았다. 같은 군단위 학교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역에 있는 학교를 외면하고 타지역으로 간 것이다.

‘교육 도시 강진’. ‘강진교육을 선진화해서 인구유입의 디딤돌로 삼자.’ 이것은 한낱 듣기 좋기 위해서 만들어낸 일회성 구호가 아니라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과거에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찾아 타지역으로 진학했던 것처럼 우리 지역 학교가 우수성을 인정받은 명문학교가 된다면 다른 지역 학생들이 강진에서 공부하기 위해서 이삿짐을 싸들고 몰려들게 될 것이다. 그때는 지금과 반대로 교육 문제가 강진인구 감소의 원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인구증가의 강력한 요인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만이 강진이 최고의 교육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첫 번째 대답은 지역고등학교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본다.

우리 지역에 있는 고등학교들이 최고의 명문 고등학교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군민들이 관심을 갖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 그래서 학교 시설도 확충하고 좋은 선생님들도 모셔 오고 우수한 학생들이 외면하지 않고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 중의 하나가 지역 인재 육성 장학기금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문제이다. 인근에 있는 해남이나 장흥 지역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인재육성 장학기금을 일정 금액이상 모금해서 기숙사도 신축하고, 장학금도 더 많이 지급하고, 명문대 입학시 대학 등록금도 지원해서 우수한 학생들이 타시도 대신에 우리 고장 학교를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다른 지역의 학생들도 강진지역 고등학교에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유인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당 학교들에게만 맡겨버릴 것이 아니라 강진군에서부터 관심을 갖고 군정 예산액의 일정 부분을 장학금으로 후원하고 뜻 있는 분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기금을 모금해 나간다면 5년, 10년 뒤에는 분명한 성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에서 소개한 강진신문 기사에 의하면 올해말 강진인구는 4만 6천명이 되고 금년 한해 동안에 3천 5백명 이상이 감소해서 칠량면 인구만큼의 주민이 줄어든다고 한다. 오늘날 산업화 속에서 농촌 인구의 감소야 당연한 결과라고 체념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인구 감소 요인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하나하나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고 본다.

그 중에 한 방법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강진교육을 선진화해서 최소한 아이들 교육문제만큼은 강진이 타 시군에 비해 앞서간다는 믿음을 지역민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한두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으며 강진군민 모두가 오늘의 현실을 냉철히 직시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해 나갈 때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과제가 될 것이다.

이제 가을의 문턱에 접어들면서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고 있다. 저녁밥을 먹고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학교로 산책을 가면서 운동장에서 달리기도 하고 교정도 둘러 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차분히 그려본다면 분명 방법은 있으리라 생각한다. 절망에 절인 깊은 탄식 대신에 미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으로 희망을 꿈꿔 보자.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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