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자원관리 어업이 수산업의 미래다
[특집] 자원관리 어업이 수산업의 미래다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5.05.2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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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물고기들의 인공도시 '통영 바다목장'

우리나라 첫 시범사업... 볼락 등 어종자원량 5~10배 증가


지난달 9일 경남 통영시 산양읍 연화리 앞바다. 부두에서 뱃길로 10여분 정도 거친 물살을 가르자 다도해 입구에 자리 잡은 한국해양연구원 관리사무동이 한 눈에 들어왔다. 최근 10여 년간 통영 일대에서 진행된 바다목장 사업을 관리하는 곳 중 하나다.

이 일대는 말 그대로 '물 반 물고기 반'인 해역이다. 인공어초 설치와 종묘 방류에 조업 제한 조치까지 내려져 볼락과 조피볼락, 감성돔 등의 어종들이 풍요롭게 서식하고 있다. 실제 작은 치어들뿐만 아니라 조피볼락 등 제법 큰 어종들도 쉽게 육안으로 관찰될 정도다. 치어들을 방류하기 전까지 키우는 일종의 '보육센터'인 셈이다.

통영시청 어업진흥과 관계자는 "중간 육성장을 통해 5㎝ 남짓한 치어가 2~3개월 뒤 방류 적정 크기인 8㎝가량으로 자라게 된다"며 "연간 300만 마리의 치어가 이러한 과정을 거쳐 방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영시는 지난 1998년∼2006년까지 국책사업으로 바다목장 사업을 진행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도된 시범사업이었으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바다 속 구조물은 우럭과 볼락 등 치어들의 생활터전이 됐고, 인근 어민들의 어획량은 5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03년도 58.4톤에 그쳤던 볼락의 자원양은 지난 2013년 기준, 620톤을 넘었다.

통영 바다목장은 해양수산부가 1998년부터 연구비 130억원, 시설비 110억 등 국비 240억원을 들여 2천㏊(보호수면 540㏊·수산자원관리수면 1460㏊)에 인공어초와 해중림 등을 만들고 볼락, 조피볼락 등 어패류를 방류한 어장이다.

특히 민관산학연 등 유관기관이 합심해 어족자원의 생산육성에 필요한 제반기술을 활용하여 환경친화적인 자원관리와 어업실현을 목표로 추진됐다는 데 남다른 의미를 두고 있다.

통영 바다목장은 각 해역환경특성과 시설물의 배치계획에 따라 각종 기능성 어초 및 수중구조물을 설치하여 해상생물의 행동특성, 자원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자원조성을 위한 수산종묘중간육성단계에서는 야간전등기술을 개발하여 성장률과 방류 후 생존율을 향상시켰다.

특히 수중에 설치돼 있는 인공어초를 비롯한 각종 실험구조물의 효과와 조성된 자원관리 및 모니터링, 시설어민들과의 관리이용체제 구축 및 교육 등은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면밀하게 추진하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해역에 시범바다목장을 조성하는가하면 소규모 바다목장의 사업 확산을 이끌어 왔다. 인근 수역에서의 어업인의 어획실태와 바다목장 해역실태, 어가수집 및 어업경영실태, 목장조성의 간접효과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일도 그러한 노력 중 하나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업인이 바다목장을 합리적으로 이용 관리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바다목장 조성이후에는 이용관리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수산자원의 지속적 관리이용과  어린고기의 산란, 성육장을 보호하기 위해 바다목장 대상해역에서 일정 수면을 보호수면으로 지정했고, 그 밖의 수역을 수산자원관리 수면으로 지정하여 수산자원의 지속적 이용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주변 어업인들의 자율관리로 인공어초가 설치된 수역은 조업을 금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관계자는  "자원회복 계획의 일환인 바다목장 사업이 수산자원을 늘리고 미래 우리나라의 어업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어획량 증가에 따른 어민들의 소득확대는 물론 여기에 낚시 등 관광에 따른 간접효과도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계속>


● 바다목장이란?

바다에 물고기와 해조류 등이 모여 살 수 있는 환경을 자연 상태에 가깝도록 인위적으로 만들어주고 수산자원을 기르는 어업 방식을 말한다. 물고기 등을 풀어놓고 기른다는 점에서 육지의 목장에 비유해 붙여진 이름이다.

바다의 자연적인 생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고 더 많은 물고기가 살 수 있게 하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원의 생산성을 최대한 높여 그 바다를 지역 어민과 지자체가 스스로 관리하도록 하는 종합적인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지칭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통영을 비롯해 제주도(북제주)와 전남 여수, 경북 울진 등 5개 수역에 1천589억 원의 국가 예산을 투입해 바다목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해권에 해당되는 통영 바다목장은 1998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조성된 곳이다.

바다목장에서 관리되는 어종은 조금씩 다른데, 통영은 조피볼락(우럭)과 볼락, 여수는 돌돔과 감성돔, 황점볼락, 서해안은 넙치, 동해안은 가자미, 강도다리, 제주도는 돌돔, 다금바리, 쏨뱅이 등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발전해야"

인터뷰 - 통영시청 어업진흥과 김광수 연구원

바다목장은 이른바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을 위해 우리나라가 1998년부터 핵심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바다목장은 수산자원을 무분별하게 남획하거나 가두리양식 등으로 인해 해양 환경이 악화돼 연안의 수산자원이 고갈되면서 새로운 양식 방법으로 개발됐다.

그만큼 해역특성에 적합한 자원조성을 위해 해상에 맞는 인공어초 등 생태서식공간을 제공하고 건강한 수산종묘를 중간 육성하여 방류함으로서 연안자원을 증대시켜 어업과 해양레저 사업을 통해 어민소득증대에 기여하는 게 그 목적이다.

김 연구원은 "바다목장 사업은 연안오염과 남획에 따른 어자원 고갈과 어민소득 증대를 위해 시작한 사업으로 '잡는 어업'과 '기르는 어업'이 과학기술과 접목된 종합적 생산관리 시스템이다"며 "당장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히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연구원은 "여러 가지 실험과 조사를 통해 바다목장이 연안자원의 획기적인 증대를 가져와 어민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많이 확인되고 있다"며 "뚜렷한 성과가 있는 사업인 만큼 여러 지역에도 추가로 사업을 추진할 필요성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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