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전무...마음은 대도시
주력산업 전무...마음은 대도시
  • 주희춘
  • 승인 2003.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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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마음 떠나는 사람들

강진의 주력산업이 무엇이냐고 물어볼 때 망설여 진다는 사람들이 많다. 옛날에는 흔히 농업이라고 했지만 요즘 그런 대답을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럼 관광산업? 고려청자? 특용작물? 제조업? 지역상권?....

 

관광산업은 돈이되고 있는게 하나도 없는 상태다. 고려청자 제작에 뛰어들었던 민간요들은 요즘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한때 최대 전략분야로 각광받았던 대부분의 특용작물도 처지는 마찬가지다. 수십년동안 강진에 해태유업 보다 더 큰 제조업체는 들어오지 않고 있다.

 

지역상권은 사정이 더 좋지 않다. 인구가 줄어들어 소비층이 급감한 원인과 함께 시장자체가  혁명적으로 바뀌어버렸다. 주부들은 집으로 배달되는 쇼핑책자에서 물건을 고르고, 인터넷에서 가격을 비교에 상품을 주문하고 있다. 아파트 편지함에는 매일 대도시 쇼핑회사에서 배달되는 책자가 수십종에 이른다. 주말이면 목포에서 생필품을 구입하는 패턴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그나마 유일하게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게 관급공사 시장이다. 정부에서 돈이 내려와 지역에 공급되는 일종의 피같은 존재다. 이 때문에 수의계약을 놓고 말그대로 피튀기는 전쟁이 벌어진다. 이 과정에서 기관과 업체, 업체와 업체간에 감정을 앞세운 끊없는 갈등이 양산되고 기관과 업체의 결탁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이다. 정부가 최근 수의계약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같은 문제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업자는 “모든 지역에 관급공사는 있지만 강진처럼 말 많고 소문 많은 곳도 없을 것”이라며 “지역에 다른 먹고 살게 없다보니 관급공사 수주에 사활을 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쨌든 이처럼 주력산업이 부제하고, 강진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강진에서 돈을 벌었더라도 지역에 재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소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이 떠나고 있는 것이다.

 

한 주민은 “요즘 소위 재력가들이 강진에서 살고 있는지 찾아보라. 몇 사람밖에 없다. 재력이 있는 사람들은 그들 사람데로, 일부 공무원들은 공무원 나름데로 강진이 아닌 다른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주민은 “이대로 가다가는 어쩔 수 없어 강진에 사는 사람만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주민 K(56)씨는 지역경제가 피폐화되면서 지역사회에 지식인이 존중받는 구조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강진의 가장 큰 문제점중의 하나로 꼽아 관심을 끌었다.

 

K씨는 “지역에서 학문하는 사람도 힘을 받고 살아야 하고 상업하는 사람이 존경받는 풍토도 필요한데 지금은 관료들과 일부 건설업자들만 기세가 등등한 모습이다”며 “문제는 무형유형의 혜택을 받고 있는 이 사람들이 지역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강진을 사랑하고 지켜야 할텐대 누구보다 먼저 탈출을 꿈꾸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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