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강진청자와 앙드레김
[독자기고]-강진청자와 앙드레김
  • 강진신문
  • 승인 2008.12.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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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환< 군동출신·경기도 성남시>
고향을 떠나온 지가 벌써 까마득한 옛날이 되어버린 출향민이다.

지금은 아무 연고도 없는 고향이건만 연륜이 쌓여갈수록 이미 고인이 돼버린 지 사뭇 오래된 그 옛날 고향 어른들이 그립고 더하여 고향산천은 물론 시계없던 시절, 동쪽하늘에 아침 해가 한 뼘 남짓 오르면 내닫듯 등교해야 했던 그토록 싫던 그 코스모스 흐드러진 국민학교 교정까지도 절절히 그리워진다.
 
근자에 고향신문을 보고서야 비로소 그런 심각한 실상을 실감했는데 당시 우리면의 인구가 2만여명이었는데 2007년말 현재 고작 1,500여명이란다.

그때 분단장 곱던 새색시들도 이미 호호백발이 되었을 터이니 기억에 남을만한 분들이라야 겨우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생존해 계신 아득한 과거사가 된 지금,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마치 시간흐름이 정지된 타임머신 속에 있다가 현실로 복귀한 듯이 시대착오적인 감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행스런 점은 요즈음 전국 지자체중 상당수는 유능한 지도자를 필두로 앞 다투어 특화를 기하고 이것을 브랜드화 하여 지역경제에 연계시킴으로써 주민의 소득향상 그리고 재정의 자립도를 높이는 추세에서 우리고향도 보다 진일보한 방법으로 그러한 시대적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여러 난제들을 나름대로 타개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 주민들은 물론 출향민으로 부터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것이다.
 
특히 최근 고향신문에 의하면 그 정책의 일환으로 그간 추진해 온 청자박람회가 지난여름  군단위 행사로는 전대미문의 성과를 거두고 성황리에 마쳤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였다.
 
행사의 주요 테마인 청자 외적인 관점에서 볼 때에도 앙드레 김을 귀빈으로 초빙한 집행부의 기발한 착상에 찬사를 보내고 싶었다. '바로 그것이다'라는 생각이 든 것은 출산율 자체가 급감하는 농어촌의 시대적 상황에 인구의 유치, 상주인구의 장려정책만으로는 이농과 출산감소로 인한 본원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
 
그 옛날 우리고장 융성기의 10%도 못되는 인구로 지역발전을 기대하기란 결코 수월치는 않겠지만 그러나 만약 그 옛날보다 상대적 소득이 10곱절 증대되는 길이 열린다면 자연 발생적인 인구증가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성 높은 고소득 이벤트를 유치하고 그와 연계된 프로그램 등 로드맵을 결성하여 유익한 기업들의 연고를 우리고장에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시도가 필요한 것이다.
 
예컨대 앙드레 김이 그의 브랜드로 벌어들이는 연간수입은 1천억원을 상회한다. 그는 '걸어 다니는 돈다발'이라는 표현이 걸맞다. 더욱이 고무적인 점은, 일반 제조업이나 중화학산업은 조업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공해를 수반하여 주위환경의 희생을 초래하나 그의 사업은 1천억 매출 규모라고는 해도 이윤창출 면에서 타업종의 3-4배에 상응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에다 금상첨화로 환경 청정사업이다.
 
이러한 컨셉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밑천으로 오로지 관광객 유치사업만이 대안인 우리고장이 언필칭 추구하고 지향해야 할 정책설정 지표에 정히 합치한다.
 
필자가 알기에 그 분은 처신에 매우 신중하다. 그러나 이것이 아니다 싶으면 상대불문하고 직설적 혹평도 서슴치 않는, 소신의 올곧기가 남다른 분이다.
 
그런즉 여기저기 부르는 곳마다 기다렸다는 듯 얼굴을 내미는 세속적인 다른 분들과는 거리가 멀다. 하기야 얼굴 자체가 브랜드이니 함부로 굴렸다는 주가가 떨어질 것은 자명하다. 그분을 움직여 최남단 땅끝 우리고장까지 내려와 참여하게 한 강진군의 섭외능력을 새삼 괄목하게 만든다.
 
아울러 그처럼 신중하고 경제적 안목과 사업성 갈파능력이 줄충한 분이 우리고장에 기꺼이 참석한 것은 그만큼 우리고장의 잠재적 역량과 가치 그리고 미래의 경제적 효익이 담보된 그야말로 가공을 기다리는 원석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한 실증인 것이므로 이 사실은 우리에게 있어 경사이자 사실상 통수권자의 일과성 방문이상의 의미있는 사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1년전 그런 제언을 준비해 두고 송고를 미루다 실기했는데 이심전심인지 제언이 실현되어 그 결과의 향방에 자못 기대가 크다. 더군다나 내년에도 패션쇼를 강진에서 개최할 계획이라는데 욕심 같아선 아주 우리고향에다 디자이너와 패션모델을 양성하는 특수대학을 개설하여 고려청자 고장이 동양의 밀라노로서 고가 의상메이커들이 운집한 유행의 메카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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