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아이들 얼마나 컸을까
사라진 아이들 얼마나 컸을까
  • 김철 기자
  • 승인 2008.04.11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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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 찢어진 가슴 고통의 세월... 지금이라도 돌아와준다면
매년 초여름이 찾아오면 지역주민 가슴속에는 두명의 어린이들 이름이 떠오르곤 한다. '하은이와 성주'다.

실종 당시 초등학교 1, 2학년이였던 하은이와 성주의 흔적이 사라진지도 7년이 넘었다. 해맑게 웃던 두 아이들의 모습이 주민들의 기억속에서 희미하게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에서 실종된 아이들을 찾는 재수사에 나섰다는 희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우리의 잃어버린 아이들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한번 더 찾아온 것이다.

지난달 28일 강진경찰서를 방문한 박영헌 전남지방경찰청장은 실종 어린이들에 대한 전면적인 재수사를 지시했고 지방청 파견 형사 6명과 강진경찰서 형사 5명 총 11명으로 전담반이 꾸려졌다.

실종어린이 전담반은 각 파트별로 분담해 사건발생부터 다시 자료를 수집해 재수사에 나서고 있어 실종어린이를 찾길 바라는 부모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성주가 실종된 것은 지난 2000년 6월 15일. 당시 동초등학교 2학년이였던 성주는 하교길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평소 같은 학교를 다니던 오빠와 함께 하교를 같이 하던 성주는 이날은 혼자서 학교앞에서 흔적을 감췄다. 하교길 학교앞의 모습이 성주의 마지막 모습이였다.

관내 처음으로 발생한 어린이 실종사건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잊혀져갈 무렵 2001년 6월 1일 중앙초등학교 1학년이던 하은이가 하교길에 사라졌다.

하교길에서 사라진 하은이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고 연이어 어린이들이 실종되면서 불안한 학부모들은 매일 하교길에 마중 나와 북새통을 이뤘다.

발생한 두건의 실종아이들 사건은 많은 공통점을 띄고 있었다. 하교길에 실종, 목격자가 없다는 점, 유괴사건과 같이 돈을 요구는 하는 전화도 없었고 두명 다 여학생이였다.

강진경찰은 실종사건 발생 후 전담반을 두고 전·의경을 동원한 대규모 수색작업, CCTV(폐쇄회로)판독등을 통해 수사에 나섰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관련 조서를 포함한 서류가 2만페이지를 넘을 정도로 광범위한 수사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 7년여간 각종 TV방송을 비롯한 언론매체, 공공기관 지로영수증에 두 아이들을 찾는 내용이 수십차례 나왔지만 6번의 제보전화는 모두 다른 아이로 오해한 신고만이 접수됐다.

7년여 시간이 지나 새로 시작된 재수사에 부모들의 마음은 찹찹하기만 하다. 성주 어머니 강현숙(48)씨는 지금도 매일밤 대문을 닫지 않고 성주를 기다리고 있다.

성주가 사용하던 옷가지와 학용품은 방 한켠에 그대로 보관돼 있고 강씨는 안방에 걸려있는 실종당시 성주의 대형사진을 보면서 하염없이 흐느낀다. 생계를 위해 직접 아이를 찾아 나서지는 못하지만 미아찾기 시민모임을 통해 성주를 찾아 나서고 있다.

하은이 아버지 김철상(46)씨는 일년전 강진을 떠났다. 하은이가 돌아올 것을 대비해 꿋꿋이 강진을 지켰던 김씨는 직장문제로 부득히 이삿짐을 꾸려야했다.

하은이 찾기로 기울어진 가정형편에 신안으로 이사간 김씨는 지금도 경찰청과 실종자아동찾기 모임등을 통해 하은이 찾기에 노력하고 있다.

경찰 재수사가 철저하고 세밀한 수사로 진행돼 부모들의 가슴속에 한이 되버린 아이들의 소식이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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