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문화제 참관기]
관광객 동선·볼거리 조화롭게 배치
[청자문화제 참관기]
관광객 동선·볼거리 조화롭게 배치
  • 강진신문
  • 승인 2007.09.1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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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순정<강진읍 남성리>
때아닌 가을장마로 며칠만에 보는 반가운 햇빛인지... 쌓아둔 빨래로 하루를 시작했다.

한여름의 열기에 비할 수 없이 약해진, 맑고 상쾌한 초가을의 바람과 햇볕에 콧노래까지 흥얼 거렸다.

평양방문을 하시고 오신 신부님과 저녁을 하느라 청자문화제 행사장에 늦게야 출발하게 되었다. 도로변 나무에 학 모형이 불빛에 반사되어 진짜 학이 앉아 있는줄 알았고 해마다 더해가는 축제의 규모가 문화를 아끼는 강진이구나 싶었다.

끊이지 않는 자동차들과 많은 인파들, 남녀노소 할것없이 신나게 흘러나오는 가요에 몸을 흔들기도 하고, 여기저기 파전과 동동주, 돼지 바베큐의 입맛 돋우는 냄새에 축제로 인한 편안한 인파들의 웃는 얼굴에서 문화가 주는 행복감이 참으로 크다는 걸 알았다.

천년의 역사로 세계의 유산이 된 고려청자. 청자 부스마다 공인들의 솜씨에 감탄사가 끊이지 않았다. 소품에서 대작에 이르기까지 선인들의 꿈과 겸손, 소박한 영혼을 느낄 수 있었다.

천연염색부스에서 옷도 입어보는 체험, 떡메로 흙 반죽을 해보기도 하고 신부님께서 물레질을 하시다 말고 천연 파운데이션이라며 얼굴에 발라 주시는 바람에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한바탕 웃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게 관광객들을 위한 동선 배치가 마음에 들고 축제장에서 볼거리 즐길거리가 잘 조화되어 만족한 시간이 되어 주었다.

지자체에서 고장 홍보를 위해서 개최하고 있는 축제, 무분별하게 시행하다가 엄청난 손해를 입게되거나 관광객들에게 실망만 안겨주는 곳이 한두곳이 아니다.

명실공히 세계적 축제로 알려진 강진 청자문화제를 보면서 천년의 역사가 아직 이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강진이 내고향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들이 덜 성숙해 있는 것은 ‘나’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무대 측면에 서있는 사람들이 꽃이 심어진 화분을 아랑곳하지 않고 당연하게 밟고 올라가고, 교통 정리하는 경찰관들의 수신호도 무시하고 무단횡단을 하거나 화장실 예절이 아직도 미흡하기만 하다.

공공질서를 잘 지켜서 축제를 마치는 날까지 우리 고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뿌리지 않도록 깨어 있는 의식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발길을 돌리려 하는 순간 우리 옆을 쏜살같이 달려가며 ‘이승기’를 외치는 학생들을 보면서 우리 세대에는 볼 수 없는 또다른 문화여서 부럽기도 하였다. 올해도 업무와 축제 준비를 하시는 군청직원들과 협조 단체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이 축제가 천년이 흘러가도 자자손손 유치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짧은 순간이나마 천년전의 시간에서 머물다 온 나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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