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우울증
무서운 우울증
  • 장정안 기자
  • 승인 2007.08.3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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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대부분 우울증과 연관

50대인 A씨는 늘 혼자있는 모습이었다. 주변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았고, 말수도 줄어 들었다. 종종 "나 혼자된 느낌이다", "건강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말을 주변사람들에게 했을 뿐이다.


증상이 심각해 졌다. 음식먹는 양도 줄고, 죽고싶다는 말을 했다. 가족들과 주변사람들이 반강제로 광주의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진단은 우울증이었다. 두달정도 입원을 하면서 약물치료를 받았다. 그후로 집으로 돌아와 통원치료도 했다.
그러나 A씨는 어느날 자신의 집 안방에서 싸늘한 변사체로 발견됐다. 독한 농약을 마신 상태로 자살을 했던 것이다.


주변에서 자살이 늘고 있다. 상당수가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다. 경찰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말까지 관내에서 11명이 자살을 했는데 정확한 분류는 어렵지만 상당수가 우울증과 연관이 있는 자살이었다.


지난 24일 성전면의 황모(39)씨가 우울증 증세를 보이다가 극약을 먹고 자살하였다. 황씨는 농사실패로 평소 가족들에게 처지를 비관해 죽겠다는 말을 자주했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9일 군동면 계산초 운동장에서 유모(65)씨가 극약을 먹고 쓰러져 있는 것을 인근주민에 발견됐다.


유씨는 40년동안 천식을 앓아왔으며 최근에는 폐암 투병 후 먼저 세상을 떠난다는 말을 자주 가족들에게 했다.


지난 18일 마량면 마량리에서 김모(70)씨가 집안에 쓰러져 있는 것을 마을주민이 발견했다. 김씨는 7년 전 아내가 사망하고 홀로 살아오다 최근 자식들과 친척들에게 죽고싶다라는 말을 자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들어 발생한 변사자사건 4건 중에서 우울증으로 의심되는 경우가 3건이나 됐다.


지난 5월과 2월에는 김모(77세)씨와 배모(28)씨가 경제적, 취업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에 의심되는 증세를 보여 목을 메달거나 투신해 숨지는 사고가 이어졌다.


우울증은 사전적으로 우울한 기분에 빠져 의욕을 상실한 채 무능감·고립감·죄책감·자살충동 등에 사로잡히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인간이 생활하는 데 일어나는 모든 사회활동 전반에 걸쳐서 발생하기 때문에 원인이 광범위하고 또한 환자가 우울증을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관내에서 일어난 우울증으로 의심되는 변사자 사건들의 주요 연령 대를 보면 주로 60대 중후반부터 70대에 이르는 노인계층에서 약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농촌이 심각한 노령화 추세에 있고 독거노인도 증가하는 추세여서  우울증에 따른 노년층의 자살도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관내에는 우울증이나 정신병을 치료할만한 의료 기관이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우울증과 같은 신경질환계통 환자들은 증세가 심각해지기 전까지 병원을 가려 하지 않고 주변에서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주민들은 "우울증은 언제 자기 주변을 덥칠지 모르는 위험이 있다"며 "우울증을 관리하고 치료하기 위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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