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0년만에 잠깬 바닷속 강진청자
850년만에 잠깬 바닷속 강진청자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7.07.27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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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산 청자 싣고 개경가던 침몰선… 충남 태안앞바다서 발견

대구 용운리에서 생산된 고려청자가 850여년만에 긴 잠에서 깨어났다.

1150~60년대경 대구 용운리에서 생산된 청자를 가득싣고 강진만을 출발, 고려의 수도 개성으로 향하던 청자운송선이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발굴된 용운리산 청자는 그동안 완도와 군산등에서 발굴됐던 후기 고려청자에 비해 훨씬 뛰어난 품질을 보이고 있다. 이는 강진청자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이면서 오는 9월 초 열리는 청자문화제를앞두고 지역의 경사가 되고 있다.

청자를 실은 우리나라 침몰선 중에서 최대크기(폭 7.3m, 길이 7.7m)로 평가받고 있는 침몰선박에서는 최소 6천-8천 점, 최대 2만-3만 점 가량으로 추산되는 고려청자가 종ㆍ횡 각각 3열 이상을 이룬 체 놓여있는 상태다. 인양작업은 8월초 본격적으로 시작돼 11월초까지 계속된다.

발견된 청자는 대접과 접시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과형주자(참외모양 주전자), 항(缸.항아리), 발(鉢.바리), 단지처럼 이전 수중발굴에서는 확인되지 않던 다양한 기종이 포함돼 있다.

그동안 강진지역에서 발굴된 작품들이 주로 편(片) 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이번 완성품의 대량발견은 앞으로 청자전성기 였던 12세기 강진청자를 연구하는데 큰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용이 명지대 교수는 "고급 청자를 실은 침몰선이 나오기를 여태껏 기다려 왔는데 이번에 실물을 대하게 됐다"며 "대접이나 접시뿐 아니라 참외 모양 주전자 등 품질이 좋고 바다에선 거의 인양되지 않던 청자도 발견돼 도자사적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성낙준 관장은 "현재 육안으로 확인한 고려청자는 기종과 기형이 다양하고 문양, 유약, 태토(胎土), 번조(燔造)기법 등이 우수한 점으로 보아 강진에서 생산해 왕실을 비롯한 지배층을 소비자로 하는 개경을 향해 항해하다가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발굴된 청자가 생산된 곳으로 추정되고 있는 대구 용운리는 주변 사당리, 계율리등과 함께 10세기~13세기까지 청자가 제작됐던 곳이다.

이용희 전 청자사업소 연구실장은 "발굴된 청자들이 12세기 작품이라면 생산지가 용운리 보다는 사당리로 추정할 수도 있다"며 "이번 발굴을 통해 강진청자의 우수성이 다시 확인되고 강진에서 제작된 배의 형태까지 알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충남 태안군 대섬 앞바다에서 발굴된 12세기 중반의 고려청자와 운반선 모두 이제까지 발굴된 것 중 보존 정도와 예술적·고고학적 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윤용희 명지대교수가 유홍준 문화재청장 등과 함께 태안군청에서 발굴된 청자의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태안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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