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강진형팀제' 앞날은?
[해설]'강진형팀제' 앞날은?
  • 주희춘 기자
  • 승인 2007.04.05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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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청의 전면팀제도입은 지금까지의 공무원조직이 송두리째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장~계장~직원으로 이어지는 전통체계가 사라져 직원들이 팀웍으로 움직이게 되고, 팀을 통해 실적을 내서 이를 평가받는 구조다.

물론 이에대한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직원들이 받는 성과급도 차이가 있게 된다. 실적이 좋지않은 팀은 이에대한 평가가 따로 있는 것은 물론이다.


주사되어 계장되고, 시간이 흐르면 과장되어 정년퇴직하는 일생의 공무원 코스가 팀제란 용광로속으로 줄줄이 녹아 들어가는 형태다.


팀제가 갖는 이같은 혁명적인 성격때문에 기대도 높지만, 우려 또한 많았다. 과장될 꿈을 안고 사는 계장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만만찮은 반발이 있었다. 행정자치부 실무부서 또한 중앙공무원과 지방공무원들간에 위계가 약해지고, 전국의 공직사회를 혼란스럽게 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허가를 망설였다.


그러나 황주홍군수를 비롯한 몇몇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이를 줄기차게 밀어붙여 이번에 팀제의 전면 도입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철옹성 행자부가 지자체의 줄기찬 팀제요구에 손을 든 셈이다.


강진군이 ‘강진형 팀제’라고 명명한 강진군청의 팀제 형태는 축구경기로 이야기하면 ‘전원수비, 전원공격’의 형태다. 축구강국들이 요즘에 자주 구사하는 전술이다. 조직의 유연성을 기르고 외부 대응력을 높여서 운동장을 종횡무진하며 골을 넣는 방법이다. 다시말해 공무원 조직을 수평적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예전에는 과장들이 허리 역할과 함께 최전방 공격수나 최종수비수 기능도 했지만 이제부터는 모든 팀들이 허리가되고 수비수와 공격수 역할을 하게 된다.  


또 그동안 요직부서라고 해서 기획정책실이나 행정지원과, 재무과, 문화관광과등이 그렇게 통했으나 강진형팀제는 모든팀의 상향 평준화를 목표로 한다. 주요부서의 역할을 여기저기로 찢고 묶어서 요직이 성립되는 길을 봉쇄해 버렸다.

그러면서 각 팀에 대한 평가는 단계적으로 도입해 간다는 방침이여서 소통 공간을 일정부분 열어 놓았다. 주민 행정서비스와 같은 계량화하기 어려운 분야의 팀들이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기준을 마련해 가겠다는 것이다.  


팀제도입과 관련된 군의 이같은 의욕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걱정거리는 많다. 우선 이 제도가 전국적에서 최초로 도입된다는 사실 자체가 모두에게 부담거리다.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혼란스런 문제가 돌출할 경우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전원수비, 전원공격’의 축구전술은 감독들이 선수들의 역량이 골고루 뛰어날 때 선택하는 방법이다. 최전방에서 전원공격을 하다 한번 뚫리면 쉽게 골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군청의 각 팀장들은 물론 각 팀원들의 수준이 상당부분 격상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강진형 팀제’는 ‘무늬만 팀제’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아무튼 강진군은 팀제도입과 함께 대대적인 인사 태풍에 휩쌓이게 됐다. 과장들은 일단 모두 팀장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당장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까지 계장반열위에 있던 사람들은 팀장과 팀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굳이 따지면 팀장은 예전 계장급이라고 할 수 있지만 팀원은 일반 직원급이다. 내려가지 않으려는 사람과 그자리에 있으려고 하는 사람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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