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샌드위치 강진교육
1. 샌드위치 강진교육
  • 주희춘
  • 승인 2003.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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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고등학교 교육이 흔들리고 있다. 상위권 학생들은 줄줄이 빠져나가고 다른지역에서 하위권학생들이 강진으로 흡수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에 불만이고 학교는 지역사회에 불만이다. 주변지역은 명문고를 육성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학생수 감소는 인구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뜻있는 지역주민들은 강진도 빨리 획기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강진교육의 현실과 미래를 세차례로 연재한다./편집자 주

1. 샌드위치 강진교육
학부모들은 학교 불만, 학교는 지역사회 원망, 자치단체는 소극적, 지역유지들 “내가족은 도시에서....”


교육부 특성화고등학교인 강진농업고등학교는 올 신입생 모집에서 몇년만에 미달사태를 겪었다. 장흥쪽에서 정기적으로 입학하던 학생들이 뚝 끊겨버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장흥에서 군수와 교육장이 나서 현지 중학교를 돌며 학생들은 장흥지역 고등학교에 보내자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 대부분의 학생들이 현지 고등학교를 지원했기 때문이었다.

해남도 마찬가지다. 해남은 이미 공부잘하는 중학생들이 해남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일이 일반화됐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기숙사가 제공되고 군에서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엄청난 지원을 하고 있다. 해남고에 가지 못한 학생들은 강진이나 다른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있다.

강진지역의 고등학교는 올해 사실상 대부분 미달을 기록했다. 간신히 정원을 채운 강진고의 경우 20여명을 해남쪽에서 받아야 했다. 강진중학교의 상위권 학생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목포등지로 빠져나가 버렸다.

올해 강진지역 고등학교에는 서울대 합격생이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에 해남은 1명, 장흥은 3명이 나왔다. 서울대 합격생 수가 지역학생의 실력을 나타내지 않은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강진지역 고등학교의 실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말은 이제 일반화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공부를 잘 시키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학교측은 최상위권 학생들이 이미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외지로 빠져나가는데 어떻게 용을 길러내겠느냐고 하소연이다.

이와중에서 주변지역 고등학교는 갈수록 번창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역학교관계자들은 지금 강진이 해남과 장흥 중간에서 샌드위치가 되어가고 있다며 용기를 잃어가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강진은 이제 모든게 어려운게 아니냐”는 자괴감이 확산되고 있다. 자녀를 강진에서 교육시키는 것이 오히려 자녀의 앞길을 막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악순환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인근 지역의 경우 고등학교 교육의 위축은 인구감소로 직결된다는 위기의식을 확고히하고 있다. 지역에 명문고가 없으면 학부모들의 걱정이 초등학교 자녀때부터 시작되고 그 과정에서 이사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 가족들을 일찌감치 도시로 이주시켜 놓고 가장 혼자서 강진에 생활하고 있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막기위해 인근지역은 자치단체와 학교, 지역사회가 합심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뜻있는 학부모들과 교육자들은 강진도 지역사회 차원에서 지역고등학교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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