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야,하은아" 이 한겨울 추위에...
"성주야,하은아" 이 한겨울 추위에...
  • 주희춘
  • 승인 2002.1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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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군수 부모집 찾아 위로
눈보라 치는 겨울이 되면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들은 꽁꽁 얼어붙는다. 동초등학교에 다니던 성주는 실종된지 이제 2년 반이 넘었고, 중앙초등생이었던 하은이는 1년 반이 됐다.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사라지고 있지만 부모들은 지금도 딸이 대문밖에서 ‘엄마’ 하며들어 올 것 같은 심정이다. 그래서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들에게 겨울은 더 춥고 더 마음이 아프다.

지난 24일 오후 윤동환 군수가 실무 직원들과 함께 하은이집과 성주집을 각각 찾았다. 하은이 엄마 김야실(39)씨와 성주엄마 강현숙(40)씨는 윤군수를 반갑게 맞이했다. 윤군수는 “이제야 찾아뵙게되어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고, 두 엄마는 “이렇게 찾아주셔서 고맙다”고 했다.

하은이 엄마는 유자차를 끓여 내놓았다. 하은이 엄마는 “어디엔가 좋은 곳에서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주변의 관심은 사라지고 결국 가족들의 고통으로만 남게 되더라”고 그동안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윤군수는 “무슨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지역에서 이런일이 없도록 군수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위로했다.

성주엄마는 “성주를 찾아 헤매다 밤중에 캄캄한 집안으로 들어설때는 그 자리에서 죽고 싶었다”고 윤군수에게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성주엄마는 또 “방송사들이 시청율이 낮다며 실종어린이찾기 방송을 하지 않는다”며 제도적인 문제점도 몇가지 지적했다.

윤군수는 그 자리에서 정성태 사회복지과장에게 보건복지부와 방송사, 경찰등 관계기관에 문제점을 건의할 수 있도록 내용을 준비하라고 했다. 윤군수는 “엄마와 딸이 언젠가는 반드시 만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위로했다.

실종어린이를 둔 가정은 1년 365일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주변의 작은 관심이 큰 위안이 되고 적지 않은 희망을 주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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