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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재난지원금을 앞에 두고...
icon 고송
icon 2021-02-05 20:41:37  |  icon 조회: 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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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가 떠들썩 야단입니다. 길게 늘어진 차량 행렬에 휘둥그레 무슨 일인가 싶더니, 아차. 재난지원금 수령인가 싶었습니다. 1인당 10만원. 오늘 이 시간쯤이면 다들 자신의 몫으로 나눠 받은 공돈을 받아 어떤 이는 삼겹살을 사서 가족과 둘러앉아 맛나게 먹었다 하고, 어떤 이는 날마다 다니는 세신 비용으로 썼다 하고, 어떤 이는 생활용품을, 또 주변 어떤 이는 시장 찬거리를 사서 부모님 반찬 공양을 하였다 하니 우리 군수님께서 주신 재난지원금의 사용 의도와 잘 맞아 떨어진다 하여 기뻤습니다.

알고 보니, 우리 군수님은 재난지원금 예산을 매년 적립하고 있는 신청사 건립금 일부를 유보하고 각종 행사 등 경상적 경비 절감과 고강도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35, 이 많은 자체 재원을 마련하신 거라 하였습니다. 이리 많은 돈을 마련하려 우리 군수님께서 밤낮으로 얼마나 깊은 고민을 하였겠습니까? 의논도 하였고, 의견도 귀담아들었을 테고 설득도 애쓰셨을 겁니다. 이런 날마다 거듭함으로 마련한 해결책이라 감사한 마음을 잃진 않으려 합니다.

저의 얘기를 하겠습니다. 저는 1인 가구라 10만원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처음엔 이 공돈으로 무얼 할까 하는 즐거움에 다소 들떠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시일이 가까워지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이 "재난지원금"을 받아도 될까? 왠지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묘한 기분에 휩싸이고 맙니다. 결국, 마을 배정된 요일을 가벼이 넘기고, 마지막 수령 할 기회마저 고스란히 보내고 말았습니다. 두 눈 딱 감고 에잇. 생활비로 쓴들 어쩌랴. 싶다가도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의 일상이, 코로나 19로 인해 재난에 가까운가?

우리 군수님은 받았을까요? 군수 사모님은 받았을까요? 그들의 가족은 받았을까요? 군의회 의원님들은 받았을까요? 강진군청 공무원들은 받았을까요? 이와 유사한 강진 관내 공공기관 근무자들은 받았을까요? 코로나 19가 미치는 영향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일상의 위협을 받는 건 사실입니다. 저만하더라도 극심한 스트레스와 그 전보다 더 많은 여러 일로 불필요한 노동을 허비해야 하는 일도 적잖았습니다. 그런데도, 잔뜩 위축된 나를 위한 위로와 격려는 필요하겠으나 재난지원금을 받을 만큼 나는 경제적인 타격을 입은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어찌 되었건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고 나의 정상적인 소비는 이뤄지고 있었으니까요. 일시적 구조조정을 당한 직장인이 있었을 테고, 장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소상공인 자영업이 있을 테고, 코로나 19로 일감이 줄어든 일선 노동자들이 있을 터인데, 나의 코로나 19중량은 이들과 맞먹을까? 그건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당장 가족의 생계를, 당장 보통의 일상을, 당장 어찌할 수 없음을, 소시민 보통의 하루가 무너지는 상황은 아니니까요!

나눠 주되, 우리 군수님과 군수 사모님, 그리고 그들의 가족.

군의회 의원님과 공무원, 이와 유사한 강진 관내 자리한 이렇다 할 공공기관들. 이런 곳만 제외 시켜도 좋았을 텐데. 만약 그렇다면 돈을 아낄 수 있었을 테고, 만약 그렇다면 한 푼이라도 더 십시일반 했을 테고, 이런 생각에 이르다 보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강진군청은 최소한 공무원과 공공기관을 배제했다면, 공무원의 예산과 재정 앞에 늘 입버릇처럼 전남 22개 시군 중 재정자립도가 꼴찌격이다”인우리 군의 살림살이가 나아졌을 테니 말입니다.

그럼 우리는 어떠해야 하는가? 이 물음에 내가 받을 당연한 재난지원금을 기꺼이 더 어려운 이웃에게 나눈다면 어떠했을까?

나는 이 끔찍한 코로나글자를 확 떼어 버리고“19, 챌린지사회운동으로 전환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 보았습니다. 그도 충분할 것이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나보다 사회적 위치에 계신 지역 어른들이, 조금 더 주머닛돈 여유 있는 자는, 앞장서 뜻을 함께하고 독려하는 “19,챌린지운동의 참여를 이끌어 동참하게 호소하면 어떨까?

우리 군수님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준비하신 그 본래의 취지, 지역경제는 살리는 방안으로 지역 화폐를 도입하여 지급하는 취지와 코로나 19로 심신이 지친 강진군민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그 행동하는 마음은 충분히 살리면서 선택과 집중나눔과 배려가 함께하는 강진을 꿈꿔 보고 싶었습니다.

 

 

 
2021-02-05 20: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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