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 언제오시나"
"우리 선생님 언제오시나"
  • 조기영
  • 승인 2002.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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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외 출퇴근 교사들 2cm눈에 지각사태 속출
관내지역에 2㎝ 정도의 눈이 내린 지난 11일 오전 9시 40분께 관내 모 초등학교 교실.

1교시가 이미 시작됐지만 아이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이유는 광주에서 출퇴근하는 담당 교사가 폭설로 지각을 해 수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 학생들에게는 자율학습 시간이 주어졌지만 제대로 공부를 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몇 일 전에도 그랬어요”몇 일전에 조금내린 눈에도 교사가 지각을 해서 자율학습을 했다고 한 학생은 대답했다. 학생들은 승용차를 몰고 올 선생님이 걱정된 듯 자꾸 교문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교사들의 외지출퇴근이 일반화되면서 최근 학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교사들이 외지에서 승용차를 이용해 출근한 다음 오후에 수업을 마치면 줄줄이 되돌아가버리는 교육현실이 기상이변에는 오전교육 부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겨울방학이 늦게 시작되고 11월말~12월말까지 눈이 자주 내리는 기간까지 수업이 계속되면서 1교시를 빼먹어야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본사가 확인한 결과 이날 초등학교는 물론 중학교, 고등학교에도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었다. 한 중학교의 경우 5명의 교사가 지각을 하고 있었다. 또 다른 한 중학교는 3명의 관외지역 출퇴근 교사들이 폭설에 대비해 전날 학교인근에서 숙식을 해서 지각을 면한곳도 있었다.

한 교사는 “폭설을 감안해 광주에서 일찍 출발을 했는데 영암 덕진이란 지역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나 차량통행이 2시간정도 지연됐다”고 학생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중고등학교는 교사들이 늦게 도착할 경우 수업시간을 교체해 임시변통을 하고 있지만 담임제를 운영하고 있는 초등학교의 경우 아이들의 수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한 학부모(강진읍)는 “선생님이 지각을 하는 바람에 얼마전에는 오전 수업을 완전히 망친 교실도 있었다”며 “이런식으로 교육환경이 악화되어 가면 누가 농촌지역에서 아이들을 키우려 하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대해 각 학교측은 뚜렷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한 학교의 교장선생님은 “교사들이 거주지를 선택할 자유가 있고 강진지역의 경우 집을 구하려해도 비싸기 때문에 일부교사들의 관외지역 출퇴근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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