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호)마을기행-인터뷰
(207호)마을기행-인터뷰
  • 김철 기자
  • 승인 2002.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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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돌아나가다 마루에서 볏짚을 말아 새끼줄을 꼬고 있던 이정완(73)씨를 만났다.

다소 추운날씨속에서도 이씨는 손에 침을 발라가며 볏짚을 열심히 만지고 있었다. 이씨의 손을 거친 볏짚은 신기하게도 금방 통통한 새끼줄의 모습을 나타냈다.

용도에 대해 묻자 이씨는 “나무묶을때도 사용하고 마늘을 묶을때도 쓰고 용도는 다양하다”며 “마땅히 할일이 없어 앉아서 소일거리 삼아 하고있다”고 말했다.

3명의 아들을 객지에 모두 보내고 홀로 살아가고있는 이씨는 “늙어서 농사를 짓기도 힘들어 텃밭에 채소를 벌어서 먹고산다”며 “재배한 채소를 반찬으로 사용하고 남는 것은 시장에 팔기도 한다”고 밝혔다.

새끼의 끝자락을 발에 끼우고 열심히 새끼를 꼬던 이씨는 잠시 일손을 쉬는 듯 옆에 놓인 담배한개피를 물고 긴한숨을 내쉬었다.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살아온 이씨의 50여년간의 고단한 생활이 한모금의 담배연기에 묻어나고 있었다.
힘든 농사일로 몸이 아픈곳은 없냐는 질문에 이씨는 “아직까지 병원에 다닐정도로 크게 아픈곳은 없다”며 “갈수록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지는 것이 나이를 먹긴 먹은 것 같다”고 웃었다.
사진을 찍기를 극구 거부하며 “늙은이 얼굴찍어서 뭣하게 ”라고 말하는 이씨의 굵은 주름살속에서 미쳐 깨닫지 못하고 살았던 어머니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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