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 방문한 하인드브리스 주한네덜란드대사
병영 방문한 하인드브리스 주한네덜란드대사
  • 주희춘
  • 승인 2002.08.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멜일행 병영 성남리일대 돌담을 쌓았을 것"
박스<사진2장--스넵사진과, 담장사진 있음>

지난 20일 오후 병영을 방문한 하인드브리스 주한네덜란드대사는 병영 골목을 지나면서 돌담을 가르키며 당연하다는 듯 한마디를 했다.
“이 돌담의 축조형식은 네덜란드 방식이다” 대사는 손모양을 빗살무늬 형태로 내려 그어보기도 했다. 돌을 약간 비스듬이 쌓아올리고 다음층의 돌을 반대방향으로 쌓은 이른바 빗살무늬형태의 병영돌담은 전형적으로 네달란드의 기법을 이용했다는 것이었다. 다시말해 하멜일행이 병영 성남리일대의 돌담을 쌓았거나 이들로부터 기법을 배워 쌓았을 것이라는 뜻이었다.
대사 수행원들과 군 관계자들은 “특이한 축조형식으로 봐서 돌을 반듯이 쌓아올리는 한국의 담축조 방식과는 다른게 사실이다”고 입을 모았다.
네덜란드에 병영과 같은 담장이 지금도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 하인드브리스 대사는 고개를 끄떡이며 “물론이다”고 했다. 네덜란드에서 사용된 재질에 대해서도 대사는 “조그만 돌과 흙이다”고 대답했다. 병영과 흡사한 돌담을 네달란드에서 많이 구경할 수 있다는 말도 했다.
대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병영면 소재지일대 돌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나와야 하고 관광안내서도 보완해야하는등 여러 가지 면에서 귀담아 들을 가치가 충분한 것이었다.
이밖에도 대사는 병영을 거닐며 성남리 일대가 중간에 하천을 끼고 양쪽으로 마을이 형성된 것도 네덜란드풍인 것 같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의 마을이 대부분 수로를 중간에 두고 집들이 마주보며 들어선다는 것이다.
또 둥근아치 형태로 되어있는 세류교 역시 네덜란드 기법이 엿보인다고 했다. 세류교의 형태가 네덜란드풍이라면 역시 아치형인 병영 홍교 역시 그렇지 않느냐는 추측을 자아내게 했다. 세류교의 축조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홍교는 1698년(병영마을사편)으로 되어있다. 하멜일행은 1663년까지 강진에 있었으므로 그같은 축조기법이 하멜이 떠난후에도 병영에 남아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렇듯 대사일행은 병영에서 350여년전 하멜일행의 체취를 느끼고 싶어했다. 대사는 하멜기념사업에 대해 몇가지 충고도 했다. 당시 시대상황을 최대한 보존하고 복원해야지 기념사업을 펼친다고 해서 불도우저로 땅을 밀어내고 새 건물만 지으려고는 하지 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병영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병영주민들도 하멜이 살았던 시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속촌 정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였다. 주민들의 정서와는 현실적으로 많이 상반된 말 일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하멜이란 관광상품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옛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대목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