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여는 사람들
새벽을 여는 사람들
  • 김철
  • 승인 2002.11.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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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 강진신문 발송작업하는 주민
강진신문이 발간되는 매주 금요일이면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있다.

새벽 3시가 되면 가장 먼저 신문사에 도착하는 사람은 반장을 맡고 있는 김재익(48·강진읍 남성리)씨.

3년째 신문접기를 하고 있는 김씨는 중앙일간지와 지방일간지를 10여년간 배달하고 접어온 배테랑이다. 신문도착시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새벽 4시정도가 되면 김경주(46·강진읍 남성리), 윤운희(45·강진읍 남성리), 김연희(40·강진읍 동성리)씨가 사무실로 모습을 나타낸다.

이웃사람들의 이야기와 막내 김씨가 틀어놓은 노래에 흥얼거리다 보면 신문을 접는 4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일을 처음 시작하던 시절부터 즐겁게 발송작업을 한 것은 아니였다.

처음 신문접기와 신문우편발송용 띠지를 끼우는 작업으로 팔과 목이 아파오고 서투른 솜씨로 6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또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해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날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였다.

하지만 제일 힘든 것은 매주 금요일 아침에 남편과 자식들을 챙겨주지 못할때였다. 김연희씨는 오전 7시가 되면 자식들을 깨우기 위해 전화기를 든다.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고등학교에 다니는 큰딸을 깨워 등교를 시키기 위해서다. 김씨는 “아침에 아이들과 남편에게 식사를 챙겨주지 못하고 나오는 것이 제일 가슴 아프다”고 했다.

김씨등은 남편들이 철공소, 오토바이대리점, 모터대리점등을 규모있는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어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매주 금요일 강진신문 발송작업에 참석하고 있다.

맏언니인 김경주씨는 “돈벌 목적으로 했다면 진작 그만 뒀을 것이다”며 “지역신문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매주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등은 매번 신문이 나오고 이를 독자들에게 보내는 일이 항상 새롭다. 독자들이 신문을 기다리고 있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한 장한장 접어가는 신문이 모양을 잡아가면 저절로 흥도 난다.

작업을 마친후 김씨등은 1~2부의 강진신문이 쥐어져있다. 작업을 마친 후 무료로 가져갈 수도 있지만 김씨등은 모두 한달에 3천원을 지불하는 유료독자들이다.

윤운희씨는 “회사직원들과 친해져 가족처럼 느껴진다”며 “강진신문사에 오면 마음이 편해져 내 일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정성을 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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