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농사 가치 뚝 떨어져 농촌앞날 막막"
"쌀농사 가치 뚝 떨어져 농촌앞날 막막"
  • 조기영
  • 승인 2002.11.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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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이장들이 말하는 지역의 과제
마을이장은 마을역사의 산증인이다. 큰 보수를 받지 못하면서도 꿋꿋하게 마을 대소사를 도맡아하고 있다. 그들의 고민은 마을에 노인들이 늘어난다는 것이고 사람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각 지역 최고(最古) 장수이장들의 목소리를 통해 지역의 고민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성전면 죽전마을 박찬영 이장
지난 93년 강진군 농정시책 일환으로 추진되었던 퇴비증산운동에서 1등을 차지한 일을 마을의 자랑으로 생각하는 박찬영(51)이장은 15년째 죽전마을 이장을 맡고 있다. 박이장은 “그당시 받았던 우승상금과 면에서 지원금을 받아 마을회관을 건립했다”고 회상했다. 소득보장이 되지 않는 농촌의 현실을 걱정하는 박이장은 관계기관에서 친환경농법을 할 수 없는 농가에 대해서도 다양한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박이장은 부인 이명희(48)씨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작천면 상남마을 한종수 이장

지난 90년부터 14년째 상남마을 일을 맡아보고 있는 한종수(65)이장. 한이장이 처음 이장을 맡을 당시에는 추곡수매 대금등을 당사자에게 직접 나눠주었는데 돈이 맞지 않아 자신의 돈으로 보충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요즘은 개인통장으로 바로 자동이체가 되어 격세지감을 느낀다. 한이장은 “지난 95년 뚫은 지하관정을 통해 마을의 물부족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그러나 모터가 자주 고장이 나서 수리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이장은 부인 이영금(63)씨 사이에 2남5녀를 두고 있다.

도암면 신기마을 김재우 이장
16년째 신기마을 일을 맡아보고 있는 김재우(63)이장은 “신기마을은 상습침수 지역이라 여름철 집중호우로 바닷물이 역류해 5일정도 논이 물에 잠긴다”며 “지난해 착공한 전동배수관문이 내년 5월께 완공되면 어느 정도의 침수피해는 막을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이장은 “갈수록 정부수매량이 줄어들어 농기구, 비료값하기도 힘들다”며 “가격은 덜주더라도 생산량 전량을 정부에서 수매해 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이장은 부인 최영임(63)씨 사이에 2남 4녀를 두고 있다.

옴천면 월곡마을 박선동 이장
영암과 강진의 경계지역에 위치한 월곡마을에서 15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박선동(62)이장은 “올해 경지정리사업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정부에서 비용이 내려오지 않아 아직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논이 농기계 사용이 어려워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이장은 또 “월곡마을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강진군으로 되어있으나 경작농지의 3/5가 해남군에 속해있다”며 “해남과 강진의 경계에 위치해 있어 사업추진이 잘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이장은 부인 한순자(59)씨 사이에 1남4녀를 두고 있다.

병영면 중고마을 이형춘 이장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30여년전 고향에 내려와 새마을지도자로 활동했던 이형춘(69)이장은 16년째 중고마을 이장을 하고 있다. 이이장은 마을주민들과 출향인들과의 유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4월말에서 5월초순께 전국에 있는 향우들과 마을주민등 300여명이 모여 격년으로 경로잔치를 크게 열어 출향인과 주민이 화합하는 자리를 갖는다. 이이장은 면에서 주최하는 체육대회에서 3회연속 우승하여 우승기를 마을에 보관하고 있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이이장은 부인 임명자(58)씨 사이에 2남4녀을 두고 있다.

칠량면 덕동마을 서달호 이장

12년째 덕동마을 일을 맡아보고 있는 서달호(54)이장은 “마을주민들이 협조를 잘해주고 군과 면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줘 큰 어려움이 없다”며 “건립된지 20년이 넘은 마을회관이 많이 낡아있는 상태여서 개보수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이다”고 말했다. 서이장은 또 “갈수록 농촌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주민들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며 “소득보존직불제등이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농촌경제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되지 못하는 것같다”고 밝혔다. 서이장은 부인 김정단(53)씨 사이에 2남3녀를 두고 있다.


대구면 난산마을 오충웅 이장

지난 78년부터 20년째 난산마을 이장을 하고있는 오충웅(67)이장은 마을 대소사와 마을주민들의 애경사를 수첩에 정리해 보관할 정도로 꼼꼼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오이장은 마을 대소사가 있을 때 방송을 통해 알리고 듣지 못한 주민이 있을 수 있어 집집마다 방문해 직접 전달하고 있다. 상여소리연구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오이장은 목성이 좋아 주위사람들의 권유로 30여년전에 시작해 한달에 4번 정도 관내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이장은 故 위진순씨 사이에 4남을 두고 있다.

마량면 상분마을 김현창 이장

8년째 상분마을 일을 맡아보고 있는 김현창(59)이장은 “10여년 전부터 마을 자력으로 화훼 사업을 시작해 현재 10여농가가 육가리, 금사철등 10여종을 재배하고 있다”며 “생산된 이파리소재는 서울과 광주로 대량으로 팔려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장은 또 “기존 미맥농업보다 2배이상의 소득을 올리며 계절에 따라 다양한 품종이 생산돼 안정적 소득이 기대된다”며 “화훼사업으로 전환하려는 농가가 묘목값등의 이유로 활성화되지 못해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김이장은 부인 이명순(56)씨 사이에 3남1녀를 두고 있다.

군동면 평덕마을 위환 이장

9년째 평덕마을 일을 맡아보고 있는 위환(64)이장은 “지난 97년 영호남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출향인의 도움으로 부산 구포3동과 자매결연을 맺었다”며 “부산 구포3동 관계자 40여명이 평덕마을을 2회 방문했으며 매년 쌀400여가마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이장은 “평덕마을은 척토가 많아 부업으로 짚가마를 짜는 부락으로 유명했다”며 “마을주민들이 생활력이 강하고 단합이 잘돼 출향인들과의 관계도 잘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이장은 부인 안복란(64)씨 사이에 2남4녀를 두고 있다.

강진읍 교촌마을 최종문 이장

지난 72년부터 교촌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최종문(68)이장은 “교촌마을은 물이 좋아 미나리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곳이다”며 “현재 20여가구 3ha에서 생산된 미나리는 전남도 여러지역으로 팔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이장은 또 “농번기때는 일손이 부족해 생산량이 주문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소득은 미맥농사에 비해 좋으나 주민 대부분이 60대 이상으로 작업이 힘들어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이장은 부인 조천혜(64)씨 사이에 4남1녀를 두고 있다.

신전면 노해마을 김복기 이장
신전면 이장단 단장을 맡고 있는 김복기(53)이장은 15년째 노해마을 이장을 하고 있다. 김이장은 “노해마을은 면소재지에 인접해 있어 비농가가 많고 외지인들의 왕래가 잦아 업무가 많은 편”이라며 “광역화사업보다는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이장은 “15년전부터 일면 일특품 사업으로 느타리버섯을 재배해 안정된 소득을 올리고 있다”며 “현재 12농가가 느타리버섯을 재배하고 있으며 하우스1동에서 700여만원의 소득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이장은 부인 김복순(51)씨 사이에 5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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