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만에 웨딩마치 올리는 김동수씨 부부
40여년만에 웨딩마치 올리는 김동수씨 부부
  • 조기영
  • 승인 2002.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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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60대 노부부가 40여년만에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오는 24일 여수흥국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될 사랑나누기 은빛새싹 축제한마당 은빛결혼식에 강진지역 대상자로 선정된 도암 산정리 김동수(65)·김정단(67)씨 부부.

김씨는 44년전 부인을 중매로 만났으나 농사지을 땅 한평 없는 어려운 살림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지금까지 살아 왔다.

김씨부부는 고향생활이 어려워 40여년전 수원으로 이사를 해서 대우중공업에 근무해 가정살림이 조금 펴는 듯 했다. 그러나 김씨의 큰아들이 15살때부터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김씨부부의 수입 중 대부분은 계속된 큰아들 병수발을 위해 사용해야 했다.

김씨가 직장을 은퇴한 후 5년전 김씨부부는 고향으로 내려와 폐교가 된 산정초교를 관리하면서 임대료 연15만원으로 학교내 건물 한채를 빌려 생활하고 있다.

3년전부터 김씨부부는 강진자활후견기관을 통해 매일 자활근로를 할 수 있게되어 각각 일당 2만원 정도를 벌어 일부는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는 큰아들의 치료비에 사용하고 있다.

김씨부부는 추운 겨울에도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기름보일러를 가동하지 않고 전기장판을 사용하고 있으며 1년에 보통 1드럼정도의 기름밖에 쓰지 않을 정도로 근검절약한 생활을 하고 있다.
김씨 부부는 결혼식후 주최측의 준비에 따라 여수오동도와 낙안읍성, 지리산관관온천등을 여행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김할머니는 “자식들이 건강하고 잘되면 무슨 바램이 있겠느냐”며 “늦게나마 결혼식을 올리지만 기쁨 보다는 자식걱정이 더 앞선다”며 눈물지었다./조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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