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윤인순으로 불러주세요”
“이제 윤인순으로 불러주세요”
  • 김철
  • 승인 2002.10.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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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명패 함께 붙힌 윤인순씨
“이제 대구댁이 아닌 윤인순으로 불러주세요”

평소 대구댁으로 불리던 윤인순(63·성전면 명산리)씨는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마을사람들에게 자신이름을 알리게 됐다. 군청에서 실시하는 부부명패달기 행사로 인해 남편 박주진(66)씨의 이름옆에 자신의 이름석자가 선명하게 적혀있기 때문이다.

윤씨는 40여년전 대구면에서 시집 온 이후 자신의 이름대신에 대구댁이란 택호로만 불려왔다.

윤씨 이름으로 오는 우편물은 우편배달부가 마을을 돌며 한동안 고생을 거친 후에야 집으로 올 수 있었다. 특히 윤씨가 살고있는 오산마을은 자자일촌마을로 조카, 숙모등의 촌수명을 불러 이름은 더욱 알기 힘든 상태였다.

자식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윤씨는 세명의 며느리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요즘은 며느리이름을 다알야 한다는 윤씨는 여성들이 동등한 입장으로 올라선 시대변화를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부부명패달기 행사는 군청 사회복지과에서 남녀평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시범마을을 조성해 지난달 성전 오산마을, 도암 귤동마을, 군동면 오산마을등 130세대에 130여만원을 들여 부부공동명의문패를 제작해 배부한 것이다.

윤씨는 “들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남편이름과 함께 적힌 명패가 설치돼 있었다”며 “세월이 변해 여자도 자기이름을 밝히는 좋은 시절이 왔다”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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