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노인을 생각한다면
진짜 노인을 생각한다면
  • 강진신문 기자
  • 승인 2002.10.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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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은 노인의 날이었다. 매년 이맘때면 노인을 위한 잔치가 열리고 노인을 공경하는 미사여구들이 넘쳐나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은 쓸쓸하다. 노인들은 지역구성체에서 가장 든든한 기반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불행하게도 지역사회는 장기적으로 지역노인들이 복리후생을 누리며 살만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유명한 가수를 불러 경로잔치를 벌인곳도 있지만 값비싼 위문공연이 노인들의 쓸쓸한 마음을 얼마나 해소해줄지 궁금하다.
한 지역사회가 뼈대를 유지하려면 노인과 중년층, 젊은층, 청소년층, 유아층이 일정한 비율을 가지고 공존해야 하지만 이미 그 균형은 오래전에 깨졌다.

쇠약해지고 노약해진 노인들을 모셔야 할 젊은이들은 노인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몸속의 모든 기력을 자식키우는데 소비했으니 이제 손주들과 한집에서 가족을 이루고 살아야하는게 사람사는 질서인데도 오늘날의 노인들은 그 간단한 질서조차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부터 가속도를 붙여간다는 것이다. 노인들은 급격히 늘어나고 젊은층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쌀값이 떨어지고 논값도 하락했다. 젊은층은 농촌에서 더 이상 밝은 희망을 갖지 못하고 떠나고 있다. 그러나 노인들은 고향을 떠날 수 없다. 다른지역으로 이사해 새로운 삶을 찾는 것 자체가 두려운 일이고 그럴만한 기력도 없다.

그래서 노인들은 고향에 주저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가 발전한다는 말이 들려오지도 않는다.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노인들만 남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올 뿐이다. 매일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는 노인들만 늘고 있다. 평생을 뼈빠지게 일했으니 관절이 성할 리가 없다. 하루라도 약이 없으면 몸을 지탱하지 못할 노인들이 수두룩 하다.

강진의 경제는 갈수록 위축되지만 노인들을 상대하는 병원들만 일익번창하고 있다.

강진이란 지역사회는 노인의 미래를 생각하는데 어느 수준일까. 노인문제에 대해 즉흥적이고 단편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 형편은 전국의 모든지역이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는 농촌지역일수록 아주 작은 부분에서 부터 노인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중의 하나는 지역사회에서 노인들과 공존하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지역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중에 가족들을 외지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강진에서 돈을 벌지만 모든 생활기반을 외지에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인의 날이 되면 노인들을 생각한다며 잔치를 벌이는데 일정액을 기부하고 큰 의미를 부여한다. 그런 사람들은 특히 자기들끼리 모이면 지역걱정을 많이하고 노인들만 많은 현실을 한탄하기도 한다. 이런 이중적인 생활이야 말로 지역의 노인문제를 심화시키는 주범들이다.

강진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노인문제를 해소해가는 한가지 방법이다. 자식과 손자들이 좋은 학교간다며 중학교때부터 모두 떠나버리니 집안에 노인들만 달랑 남게 된다. 강진의 교육환경이 노인문제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날마다 광주에서 출퇴근하는 교사들이 지역 노인문제를 심화시키는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면 무리한 논리전개일까.

우리는 민간부분에서 지역 노인문제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져주어야할 사람들이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들이라고 생각한다. 강진에서 최근 몇 년동안 가장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는 곳이 개인병원들이다. 특히 노인들을 상대하는 내과와 외과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성업중이다.

아직 자리는 잡지 못한 병원도 있겠지만, 노인들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일정부분 노인을 위해 재투자해야 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 아닐 수 없다. 노인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고 병원이 없으면 아픈몸을 견딜 수 없는 노인들도 함께 증가할 것이다. 그렇게되면 지역내 병원들의 수익도 늘 것은 당연하다. 그럼 병원의 일정한 수익을 노인들을 위해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이 당연히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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