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아들의 영정 사진 앞에서 인터뷰 내내 참았던 눈물을 끝내 흘리고 있다. A씨는 여전히 아들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

주민 A씨, "아들 사망 사고 사진, 학교서 교육영상으로 쓰여"
강진경찰서, "사진 부적절했다"시인… 유족에 사과 뜻 전해
교육 과정서 교사 발언도 논란… 해당 교사 "의미 곡해 돼"


"자식 잃은 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그렇게는 못하죠. 아직도 놓아주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아들인데...이건 정말 아니잖아요"

지난 3일 강진의 한 아파트. 오토바이 사고로 하루 아침에 외아들을 잃은 A(46)씨는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때론 입술을 질끈 깨물어가며 1시간 넘게 인터뷰를 이어가던 아버지의 힘겨운 외침은 아들의 영정사진 앞에 다가서자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아들 B군의 방 한 곳에는 영정사진과 화장된 유골이 담긴 유골함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장례를 치른 지 열흘이 지났지만 A씨는 여전히 아들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B군은 지난달 21일 새벽, 홀로 오토바이를 몰고 읍 평동리 한 도로를 달리다 농수로로 추락했고 그날 아침 인근 주민에 의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열일곱의 나이였다. 경찰은 음주운전에 무게를 뒀고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아 발생한 두부 손상을 직접적 사인으로 밝혔다.

A씨는 "말 많고 탈 많은 자식이었지만 그래도 꿈이 있었고 그만큼 희망도 키워가던 아들이었다"고 힘겹게 말했다. 영정사진 옆으로는 B군의 목표와 계획들이 빼곡하게 적힌 '보드판'만이 허무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A씨는 "아들이 부끄럽지 않은 자식이 되겠다며 지난 4월 적어놓은 것들이다"고 울먹이며 짧게 설명했다.

슬픔에 빠진 A씨를 진노하게 만든 건 얼마 전의 일이었다. 지난 1일 A씨의 휴대폰으로 한 통의 동영상이 날아들었다. 관내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들 친구가 학교에서 진행됐던 교통안전 교육 영상을 찍어 보낸 것이었다. '이건 아닌 것 같아요'라는 짧은 메시지도 함께 덧붙었다.

2분짜리 동영상은 B군의 사고 과정과 현장이 담긴 사진들로 채워져 있었다. 사망 당시의 모습이 찍힌 사진도 스치듯 지나갔다. 흐릿하게 모자이크 처리한 상태였지만 농수로에서 끔찍하게 숨진 B군의 사진 속 모습은 친구들은 물론 이를 받아 본 유족들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A씨는 "아무리 교육이라지만 내 자식이 두 번 죽는 것 같아 처참하고 참담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동영상은 강진경찰서에서 교육영상 자료로 제작한 일부분이었다. 최근 한 달 사이 관내 학생들의 오토바이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이륜차 운행의 경각심을 일으키고 안전모 착용을 강조하고자 1·2학년 학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면서 B군의 사망사고를 사례로 넣은 것이다.

경찰은 논란이 일자 유족에게 즉각 사과했다고 밝혔다. 

강진경찰서 관계자는 "부적절했던 부분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면서 "B군이 해당 고교에 재학했던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의 발언도 논란이 됐다.

해당 학교 교사인 C씨가 교육 시간을 정리하면서 학생들에게 B군의 실명을 공개했고 급기야 '자퇴생'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이를 일부 학생들이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교육장에 있던 B군의 한 친구는 "C교사가 B에 대해 말을 좋지 않게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안 좋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해당 교사는 추도의 묵념을 학생들에게 제안하면서 실명을 밝히게 됐고 망자를 회고하는 과정에서의 발언들이 곡해돼 오해를 낳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C교사는 "영상을 본 많은 학생들이 B군의 사고인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냥 모른 척하고 학생들을 보내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망자를 추념하고 회고하는 과정에서 언급된 표현들이 곡해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자퇴생' 발언에 대해서는 "생각이 짧았다"면서 "유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족들은 C교사가 그저 해명에만 급급할 뿐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족 측은 "C교사와 면담했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는 없었다"며 "법률적 검토를 통해 사자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라남도교육청은 이번 논란에 대해 해당 학교에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