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다산의 애절함을 강진에 풀다
[특집] 다산의 애절함을 강진에 풀다
  • 김철 기자
  • 승인 2018.08.14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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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유물 특별전]
목민심서 저술 200주년 특별전... 208년만의 귀향'하피첩'최초 공개

다산기념관은 '목민심서'저술 200주년을 맞아 특별한 전시회를 준비했다. 강진군은 208년에 귀향하는 다산의 '하피첩'을 포함해 공개하는 특별전시회를 지난 25일 기관단체장 등과 주민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행사를 가졌다. 특별전시회는 청자축제를 거쳐 오는 9월 16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특별전의 주제는 목민심서-백성을 위해 마음으로 기록하다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다산선생이 목민심서를 통해 전하고 싶어했던 이야기를 다시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특별전은 크게 5가지로 나눠 전시된다. 통치의 시작 부임(赴任), 스스로를 단속 율기(律己), 백성에 대한 사랑 애민(愛民), 백성을 위한 기록 목민(牧民), 특별한 기록 하피첩으로 나눠 전시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전시물은 208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하피첩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으로 유배 온 지 10년 되던 해인 1810년 다산초당 동암에서 부인이 보내온 치맛자락을 잘라 두 자식들에게 전해준 '하피첩'이다. 이 하피첩이 208년이라는 긴 시간을 넘어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다산의 애틋한 자식사랑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보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다산은 두아들에게 공부하는 방법, 생계를 꾸리는 방식, 친구를 사귈 때 가려야하는 일, 친척간에 화목하게 지내는 방법, 시를 짓는 의미 등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다산초당에서 직접 치마를 잘라 글을 적는 다산의 모습을 상상하다보면 하피첩에 적힌 말처럼 아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절절하게 숨어있다. 하피는 왕실의 비나 빈이 입던 옷으로 다산은 부인 홍씨가 시집올 때 입고 온 붉은색 치마를 하피라고 표현했다.

하피첩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한문을 풀이해보면 강진에서 귀양살이 중 병이든 아내가 헌 치마 다섯폭을 보내왔는데 시집올 적에 가져온 붉은 치마가 담황색으로 바래 글을 쓰기에 알맞았다. 이를 잘라 조그만 첩을 만들어 손이 가는대로 훈계하는 말을 써서 두 아이에게 전해준다. 다음날에 이 글을 보고 감회를 일으켜 두 어버이의 흔적과 손때를 생각하면 틀림없이 그리는 감정이 뭉클하게 일어날 것이다. 이를 하피첩이라고 이름 짓다라고 적혀있다. 아버지의 진한 정이 느껴지는 글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감동적인 아트 영상이다. 다산기념관은 이번 전시영상을 기획하면서 다산의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일환으로 국내 최고의 샌드아트 작가와 함께 다산의 시 '애절양'을 영상으로 제작했다. 보는 순간 감동과 진한 여운이 남는다. 기존의 딱딱한 전시회와 달리 샌드아트를 통한 영상으로 학생들이나 젊은층에게 큰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마지막은 파격적인 연출과 최초 공개되는'목민서'이다. 서지류 전시는 텍스트 의존도가 높아 관람객의 집중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선을 압도하는 파격적인 연출을 시도했다. 기획전시실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다양한 컬러감을 살렸다. 서화류 1:1 실측을 통해 생동감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일반 전시회와 달리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목민심서'제작의 기반이 됐던 다양한 목민서를 집중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해도를 향상시켰다. 다산이 참고했을수도 있고 다산의 글을 보고 따라 했을수도 있는 다양한 형태의 목민서가 전시회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이것은 목민심서를 비교해보고 당시의 사회상까지 알 수 있는 자료로 충분하다.

이승옥 군수는 "이번 특별전은 강진군이 군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선사하기위해 준비했다"며 "이번 특별전을 통해 다산의 애틋한 부정과 함께 다산의 흔적을 실물로 볼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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