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은 건강한 삶을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날 때 나에게는 더 이상 필요 없는 장기를 꺼져가는 생명을 위하여 대가 없이 주는 일이다. 또한 생존 시에 사랑하는 가족이 아프거나 장기이식을 받으면 살 수 있는 말기 장기부전 환우에게 건강한 자신의 장기 중 일부를 기증하여 사랑을 실천하는 생명나눔운동이다.
 
그러나 장기기증하면 이런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져 혼란스러운 보호자에게 내밀어지는 한 장의 장기기증 서류.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받아든 서류 한 장이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의 숨을 내손으로 거둬야 한다는 두려움을 안겨준다.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어 죽어가는 이와 누군가의 장기를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이가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견디기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맡겨진 시간을 다하고 세상과 이별할 때,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일을 할 용기를 가져보면 어떨까?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의하면 올 들어 6월까지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 수는 3만2644명인 반면 장기이식이 이뤄진 건수는 2134건으로, 약 6%만이 건강한 삶을 다시 살게 됐다. 또한 이 기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한 사람은 6만5822명이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총 202만4632명이 생명나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장기 기증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60세 미만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인식을 조사한 결과, 기증 희망자와 실제 기증 등록자의 비율은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58.7%가 '기증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기증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신체 훼손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답한 사람이 45%로, 장기기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여전함을 엿볼 수 있다.
 
'기증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41.3%였다. 그러나 이 중 실제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한 사람은 1.7%에 불과했다. 이처럼 기증 등록률이 낮은 데에는 이 역시 '뜻은 있으나 막상 신체기증을 하려니 두렵다'가 절반가량이었으며, 등록 절차를 모르거나(30.8%) 복잡해보여서(9.6%) 시도조차 안 해본 사람이 41% 이상이었고, 기증 등록을 하다가 절차가 복잡해 포기한 사람도 3.3%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장기나 인체조직 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변화하며 기증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 기증자 수가 턱없이 적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장기이식 의료기술을 갖춘 우리나라지만 올 들어 7개월 동안 703명의 환자가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또한 장기기증자 및 유족에 대한 추모ㆍ예우 등에 대한 법률이나 시스템도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장기기증 문화 활성화를 위해 9월 '생명나눔 주간' 지정 등 국가가 장기 등 기증자 및 그 유족에 대해 추모 및 예우 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됐으며, 장기 기증 등록률이 높은 미국이나 영국처럼 운전면허시험 응시자에게 장기기증 희망 의사를 물어 등록률을 높이기 위한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장기기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장기 및 이식이 어떤 것인지, 나 자신만의 일이 아닌 가족들과 연결되는 중요한 것이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제대로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생명을 구하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장기부전 환우들의 고통을 이해하며 타인과 자신의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상에서 기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마지막 순간에 희망이 필요한 이들에게 소중한 생명을 선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장기·인체조직기증 희망등록 문의 : 사)한국생명사랑재단, 1577-9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