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소하고 넉넉한 추석을 준비하자
검소하고 넉넉한 추석을 준비하자
  • 강진신문 기자
  • 승인 2002.09.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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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의 엄청난 상흔속에 한가위 추석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한해 풍년농사를 이룬데 대한 감사와 은혜, 그리고 모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끈끈한 혈육의 정을 확인하는 넉넉하고 풍성한 추석이어야 함에도 예전같지 않은 분위기다.

올해 태풍 루사로 강진에서만 5억6천만원이 넘는 극심한 피해가 발생한데다 전국적으로 수조원이 넘는 사상최대의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일 것이다.

수해지역을 다녀온 독지가들의 전언에 따르면 언론을 통해 알려진것보다 피해의 규모나 정도가 훨씬 심각하고 구원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너무도 많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거처할 공간은 물론이고 가재도구도 떠내려 간데다 양식이나 옷가지 등이 부족하는등 이재민들의 생활은 미루어 짐작되고도 남는다.

가뜩이나 복구비의 산정이나 지원이 흡족하지 않고, 늦장은 수해지역을 황폐화시키고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장비나 일손이 부족, 수해의 상흔을 걷어내는 진척이 여의치않은 안타까운 상황에서 일부 직장이나 단체 등에서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지만 군인이나 전경 등의 헌신적인 노력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을 뿐이다.

그런의미에서 올 추석은 최근 수해를 당한 이웃의 불행을 감안하여 검소한 추석을 보내자는 운동이 조용히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수해를 입은 자치단체들은 수재민의 아픔을 나누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발적인 수해지역 돕기운동을 벌이는가하면 위화감이 조성되지 않도록 각종 행사를 축소해 남은 예산을 수해복구비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픔을 함께하는 최소한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강진의 현실 역시 추석을 푸짐하게 보내려 해도 그렇지 못할 처지인게 사실이다. 지역 경제의 바로비터라고 할 수 있는 건설업체들은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고, 잇딴 태풍과 밭작물 가격하락으로 주민들의 호주머니는 텅 비어있다. 무엇보다 지역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위축되어 조금이나마 가진 돈도 쓰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역하다. 모두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돈이라는 것은 어느한쪽으로 쏠리는 것이여서 흥청망청 추석을 보낼 사람들이 없는 것이 아니다. 바로 그런 사람들이 올 추석을 검소하게 보내려는 노력을 해야하고 주변의 분위기를 감안하는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올같은 추석은 어려웃 이웃들에게는 더 힘든 추석이 될 수밖에 없다. 평소에 넉넉하게 살던 사람들도 몸을 잔뜩 움츠리게되고 명절이면 이웃에게 조금한 정을 베풀던 사람들도 자기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면 결국 가장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은 우리의 불우이웃들이다.

조금 힘들고 벅차더라도 가장 가까운 우리 이웃들이 명절을 어떻게 보낼것인지 생각해 보고 그들에게 아주 작은 정이라도 베풀 수 있는 넉넉함이 있으면 좋겠다.

검소하고 넉넉한 추석맞이는 해마다 강조되지만 올 명절은 남다르지 않을 수 없다. 더부러의 인보정신이 아쉬운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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