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마을, 어린이연합회 이어 노인장기요양기관협의회도 반대 표명
읍 동성리 노인요양병원 건립반대 여론 확산… 지역사회 진통 예상


<속보>읍 동성리에 추진 중인 노인요양병원 건립을 놓고 반대 여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건축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주거환경의 악영향을 초래한다며 건립에 반대(본지 3월16일자 2면 보도)한데 이어 최근에는 관내 요양 및 재가시설들도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인데, 요양병원 측은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지역사회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요양병원이 건립되면 경영권에 심각한 위협이 될 공산이 큽니다"

지난 5일 읍 동성리 노인요양병원 건립 예정 부지 앞. 이곳을 지나던 관내 한 요양시설 관계자 A씨는 불편한 기색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해당 부지로 이전을 추진 중인 관내 한 요양병원이 건축설계를 끝내고 조만간 건축허가신청서를 제출 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 장악력이 경영권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A씨는 "지상 4층 높이에 200개 병상을 갖춘 대규모 요양병원이 신축되면 소규모 요양센터나 재가시설은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것이 시장의 논리 아니겠냐"며 "이는 강진지역 수백 명의 종사자 및 그 가족의 생존권마저 빼앗아 갈 것"이라고 토로했다. 

A씨와 같은 이유로 관내 노인요양센터와 재가복지센터 등 18곳은 공동으로 건립 반대 입장을 내비쳤고 최근 사회복지법인 한기장복지재단 전남분사무소도 현수막을 내걸고 요양병원 확장 신축은 장기요양기관 근간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난하며 반대 여론에 가세했다.

강진군노인장기요양기관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요양병원이 들어서게 되면 강진군의 노인복지정책에도 크게 영향을 끼쳐 사실상 노인돌봄정책의 무력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주요 인력배치의 어려움으로 요양환경과 서비스 질이 크게 악화돼 기관 존립의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노인요양병원 측은 "밥그릇 싸움으로 몰고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오히려 정부정책인 '커뮤니티 케어'가 추진되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의 기능이 정립되고 상호 시너지효과도 분명하게 기대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며 경영권 침해논란을 반박했다. 

'커뮤니티 케어'란 돌봄이 필요한 노인·장애인 등을 무조건 병원·시설로 보내기보다 본인이 살던 집과 지역사회에 머무르게 돕는 시스템으로,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특히 '사회적 입원'으로 대표되는 불필요한 의료기관 이용을 줄이고자 꼭 입원이 필요한 환자만 합리적으로 요양병원을 이용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 포함되면서 일부 요양병원들 사이에서는 '입원 장벽'을 높이는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인요양병원측 관계자는 "정책이 시행되면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 환자가 축소되는 등의 법률적인 관리와 제약이 따르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독식'이나 '장악' 등의 반대 주장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다"고 말했다. 

요양병원 측은 사업을 백지화한다면 상당한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어떻게든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충적인 부분을 조율하고 논의해서 다수가 원하는 통합적인 노인의료시설을 만들어 나가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해당 요양병원에 따르면 건축물은 지상 4층 높이로 건립이 추진 중이다. 층당 바닥면적은 1천157㎡(350평)규모로 1층에는 각종 검사실을 비롯해 물리치료실과 한방치료실, 사무실 등이 들어선다. 2층부터 4층은 병동으로 운영되며 병상 200개 정도가 놓일 예정이다.

병원측의 입장 고수에 인근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읍 동성리 그린빌라 인근 삼거리는 건립 반대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잇따라 내걸리기 시작했다. 동문마을 부녀회와 청년회도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선 상황이다.

동문마을주민비상대책위원회 김종열 위원장은 "노인요양병원을 혐오시설로 간주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면서 "하지만 해당 시설로 인해 주민 생활권에 심각한 침해가 예상되며 더욱이 주택지와 보육시설의 중심부에 요양병원을 짓겠다는 것은 주민들의 삶을 무시하고 짓밟는 행태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동문마을비대위 측은 요양병원건립이 추진되면 인근 300세대 700여명의 주민들이 직·간접적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관내 15개 어린이집으로 구성된 강진군어린이연합회 또한 예정부지 인근 어린이집의 보육환경과 영유아들의 심·신적 발달장애 등을 이유로 건립반대 입장을 적극 표명하고 나섰다. 

한편 동문마을주민비상대책위원회와 강진군어린이집연합회, 강진군노인장기요양기관협의회, 한기장복지재단 전남분사무소는 연대하여 공동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 1만 명을 목표로 반대서명 운동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