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감성의 눈이 번쩍번쩍, 강진의 꿈나무들
[기고] 감성의 눈이 번쩍번쩍, 강진의 꿈나무들
  • 강진신문
  • 승인 2018.05.2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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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환_감성유아스쿨 강사

군민의 문화예술 기반의 지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시문학파기념관에서 감성유아스쿨 강사를 모집한다는 기사를 보고 1월 12일 학예부에 이력서를 접수했다. 65세~75세로 강진군에 주소를 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집한다는 것이다. 내 나이로 비추어 볼 때 마지막 기회인 것 같고 목회를 은퇴한 뒤라 시간적 여유가 있으므로 참여할 뜻을 갖게 되었다.

요즈음 일각에서 들리는 말로는 어린이를 위한 학부모회의 외에 학조부모회의도 마련돼야한다거나 조부모 모임도 마련해야 한다는 애기가 나온다. 그만큼 요즘 어린이들이 맞벌이 부부나 한 부모 가정이 늘어나면서 부모의 돌봄이나 지도를 받지 못하고 조부모가 그 역할을 대신 감당하는가 하면 아예 세대 구성이 조손가정으로 통하는 경우도 생겨난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역할이 그만큼 커졌으나 이야기 할아버지가 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어린이들에게 영랑 할아버지를 알리고 우리지역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내 재미있게 이야기를 꾸며야겠다고 생각하고 '동화로 만나는 김영랑시인'(김옥애지음 윤미경그림) 강진향토문화유산22호 '백운동 정원'을 자료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영랑김윤식시인 이야기는 '아버지의 선물'이란 제목으로, 윤식이가 독립만세운동을 숨어서 준비하다가 끌려간 대구 감옥에서 나와 탑동 집에 와 부모를 만나는 장면을 시작으로 윤식은 금강산에 가서 몸을 튼튼히 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가라는 아버지의 두가지 말을 듣고 처음에는 마음에 없었으나 빼앗긴 나라를 다시 찾기 위해서는 따르겠다는 다짐을 하는 장면으로 꾸몄다. 금강산 휴양, 일본 유학이라는 두 개의 선물을 받은 윤식이와 아버지의 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아버지의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묶었다. 강진의 숨겨진 이야기로는 백운동 정원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옛날의 위상을 되찾는 관광 명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강진의 숨겨진 보물 '백운동 정원'의 시나리오가 완성되었다.  

본격 수업을 앞두고 2월 21일~ 23일까지 강사 워크숍에 참가하라는 통지를 받게 됐다. 워크숍은 오리엔테이션, 올바른 유아 언어, 유아 교육 방법론, 모범 사례 발표, 유아 교육론, 수료식 등 모두 3일간의 일정으로 짜여 있다. 발음을 정확하게, 주어는 띠어 줄 것, 정확한 영어 발음, 표준어를 쓸것, 구연 목소리를 구분하고 재미있게, 어린이 세계 이해, 철저한 준비, 언제나 웃는 얼굴, 특히 야외 수업은 가르치는 일과 돌보는 일이 병행돼야하며, 눈을 마주치고, 환경현장을 통해 계속적으로 터득해 나가려는 노력 등. 특히 모범 사례발표 시간에 시연 자들의 시연은 수업이 진행되는 현장감을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강사가 갖춰야할 기본적인 요건은 물론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도움이 되는 그림이나 사진 같은 시각적인 자료 준비와 어떤 대목을 몽타주 할 것인가 가령 영랑 시인의 생애 46년을 대목별로 쪼개서 구성을 한다든지, 이야기 가운데 영랑시인의 시를 감상한다든지, 영랑시인 이야기 다음으로 이어지는 강진의 숨은 이야기 사이에 간단한 노래 율동을 한다든지 그 외에 돌발 상황에 대처 방안 등 많은 것을 얻었다.

그리고 드디어 3월~4월 수업 일정표를 받게 되었다. 시나리오 작업부터 완벽한 대본 암기까지 꼬박 2개월을 매달린 일들이 생각나 감격의 순간이기도 했다. 나는 4월 11일 첫시간 수업이다. 첫 수업까지는 한달여 시간이 있기는 하나 3월 21일 첫 수업이 궁금하여 수업 참관을 신청하여 참관하고 현장 분위기와 시간 관리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도 가졌다. 계속해서 미진한 것을 보완하는 한편 길을 걸어가면서도 원고 암기를 달고 살았다. 드디어 4월 11일 중앙초등학교 1학년 1반 수업이 시작 되었다. 전체 40분 수업에서 3분 정도 초과 된 것 외에 무난하게 마쳤다.

바라기는 감성유아스쿨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창조지역사업 '시가 꽃피는 행복한 마을 강진'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이야기 형식을 통해 어르신들의 진솔한 삶의 지혜를 배우는 현장으로, 강진교육청 산하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및 어린이집 원아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한해에 216회 수업, 연인원 3,717명의 어린이들이 감성교육을 받음으로서 제2, 제3의 영랑이 나오고 감성도시 강진의 주춧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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