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은 모두가 다 아는 얘기다. 중국 양나라 문인 왕언장의 명언이다.
　
백수(百獸)의 왕인 호랑이는 죽으면 아름다운 가죽을 남기니 만물의 영장이 애지중지 하는 장식품으로 귀하게 쓰인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죽으면 반드시 훌륭한 이름을 남기어 많은 사람의 칭찬을 받아야 한다.
　
이름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은 명예심 때문이다 명예심은 명예욕과는 다르다. 명예는 인간의 인격이나 업적과 정신에 대한 사회적 평가이며 인정이다 명예는 아무에게나 주워지는 것이 아니다.
　
악한 일이나 치사스러운 사람에게는 절대로 명예가 따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명예는 값진 것이다 옛날 서양에서는 명예를 손상할 때에는 죽음을 무릅쓰고 결투를 했다. 동양의 뛰어난 선비는 명예를 지키지 못했을 때에는 자결을 마다하지 않았다. 한 말의 애국지사 민영환 선생의 자결과 뛰어난 한 학자 황 매천 선생의 자살은 훌륭한 예다. 명예는 생명을 걸고 지킬 만큼 존귀한 것이다.
　
세계 제 2차 대전에 폐망하여 폐허와 초토화한 독일을 부흥 발전 시킬 때 독일인이 내세운 표어는 의미심장했다. 돈을 잃어버리는 것은 인생에서 아무것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용기를 잃어버리는 것은 인생에서 많은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명예(名譽)를 읽어버리는 것은 인생의 전부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돈을 잃어버리면 소중한 것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돈을 잃어버려도 열심히 일하면 또 생긴다. 돈을 잃어버리는 것은 인생에서 적은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용기를 잃어버리는 것도 인생에서 많은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명예를 잃어버리는 것은 그 사람의 모든 인격을 잃어버리는 것이요, 양심을 잃어버리는 것이며 신용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독사람들은 이러한 명예 때문에 죄우명과 생활신조를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히 노력했기 때문에 나일강의 놀라운 기적을 창조할 수가 있었다.
　
구라파를 정복하고 모스크바를 약탈하고 나일강변까지 원정했던 백전백승의 명장 나폴레옹도 도버해협을 넘지 못하고 영국을 손아귀에 넣지 못했다. 나폴레옹의 침략에서 영국을 구출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웰링턴 장군 때문이다. 전쟁의 천재 나폴레옹도 웰링턴에게는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이모든 원동력은 어떤 연유 때문일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국의 명문학교 이튼스쿨이다. 수백년의 역사와 전통이 서려있는 이튼학교는 영국의 양심을 키우는 학교며 영국의 지도적 인재를 양성하는 명문학원이다. 이튼학교를 졸업한 탁월한 인물들이 영국의 대들보가 되고 기둥이 되었다. 워터루 전쟁에서 승리의 영광을 거둔 그 모든 것이 이튼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연 이튼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무감독 자치제 시험을 오너 시스템이라고 한다. 학생들의 양심과 자존심과 명예심에 한하여 시험을 치를 때에 감독하는 선생을 두지 않는 제도를 말한다. 시험 때 부정행위를 하는 것은 이튼학생들이 양심과 인격이 절대로 허락할 수 없는 일이다. 남들은 커닝을 하여도 우리 이튼학교 학생은 절대로 커닝을 할 수 없다. 그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하나님과 천지신명 앞에 부끄럽고 자기 양심에 부끄러운 일이다.
　
과거 300년 동안 영국이 세계 1등국가 노릇을 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오대양 육대주에서 유니온 잭크 영국 국기의 깃발이 휘날리지 않는 곳이 없고 영국 땅에서는 해가 떨어지는 날이 없다고 대언 장담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국가의 명예와 사람의 명예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 훌륭한 명예를 얻어도 한 두 번 잘못을 저지르거나 세상의 지탄 받을 일을 하면 명예를 하루 아침에 무너지고 만다. 명예는 쌓아 올리는 데는 장구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무너뜨리기는 아주 쉬운 일이다.
　
명예는 인생의 공든탑이다. 명예는 절실한 정성과 지혜의 노력으로 힘들게 쌓아 올리는 인생의 중요한 가치다. 오직 오랜 노력의 산물이다. "명예를 얻는 비결은 정도(正道)를 행하는데 있다"라고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