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전남농업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특별기고] 전남농업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 강진신문
  • 승인 2018.01.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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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농림축산식품국장 _전종화

농업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 한다. 그만큼 농업문제는 광범위하다.  자신이 처한 각자의 농업분야마다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농업전반에 대해 설명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본인도 농업분야에 오랫동안 봉직하고 농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했음에도 농업분야에 대해 자신있게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남농업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 내용을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 생산비용은 낮추고 농업소득은 더욱 올려야 한다.

·군동초등학교(47회)
·강진중학교(24회)
·강진농업고등학교(38회)
·전남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전남대학교 식물생명공학과 농학박사
전남농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농업 생산비 절감과 고소득 작물 육성이 절실하다. 전남도는 주요 품목 18개에 대해 생산비 절감 경영모델을 개발하고 시범단지 조성 등 기술을 보급중에 있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 품목별로 단지를 조성하고 규모화 하는 한편, 농작업의 기계화와 시설원예 난방비 절감시설은 확대해야 한다. 농업소득 향상을 위해 소득이 낮은 벼 위주의 생산비중을 줄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시설원예, 과수 등 고소득 특화작물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 실제로 10a당 벼를 재배한 소득은 43만원인데 비해 시설오이는 1천735만원으로 벼의 40배, 시설딸기는 1천2백만원으로 28배, 무화과는 630만원으로 15배, 대파는 330만원으로 8배의 소득차이가 난다.

앞으로 밭작물 무인작업 기술 개발, 드론이용 농작업 대행, 첨단 융복합 생산관리시스템 구축, 스마트 농장 등 첨단기술과 융합한 미래 농산업 기술 개발에도 적극 관심을 갖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계획이다.

 

 

둘째, 친환경농업은 유기농업을 중심으로 더욱 내실화해야 한다.

친환경농업은 전남의 대표 브랜드다. 2017년말 현재 전남 친환경농업 인증면적은 전국의 53%를 차지한다. 전남도는 소비자에게 믿음주는 친환경농업을 위해 실천의지가 확고한 농업인을 중심으로 유기농 실천기반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마을별·들녘별 10ha이상 단지를 중심으로 '친환경농업지구'를 조성했지만, 앞으로는 시군별, 품목별로 지역을 대표하는 친환경농업단지로 발전시켜 가고자 한다. 친환경농산물이 제값을 받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주에 278억원을 들여 친환경농산물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지난해 10월에 개장했다. 

전남지역 시군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이 물류센터로 원활히 수집·출하될 수 있도록 전남농협을 중심으로 광역산지조직 육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공동물류 시스템 구축, 대도시에 친환경농산물 프랜차이즈점 확대 등을 통해 안정적인 판매망 구축과 물류비용 절감에도 더욱 노력하고 있다.

우리지역의 소중한 자산인 친환경농업이 더욱 굳건히 뿌리내리고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농산업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격려가 필요하다.

 

셋째, 동물복지형 축산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전남은 1934년 관측 이래 84년간 단 한 번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청정구역이다. 지난해 유럽발 살충제 달걀 파동은 국내산 달걀의 안전성 문제로 비화되었다. 이로 인해 소비 감소로 이어졌지만, 유기농 달걀은 없어서 판매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에 경험했듯이 안전한 고품질 축산물 생산과 합리적인 축산물 유통구조 마련은 축산농가의 경영안정과 축산물의 안정적 판로확보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전남도에서는 '친환경 녹색축산 농장' 지정 확대(60호→200호), 주민 친화적인 '깨끗한 축산농장' 조성(300호), 친환경축산물 가공·유통·판매시설 지원(22개소), HACCP 인증 확대(1,192→1,250개소) 등 안전축산물 생산과 판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생축반출에 따른 질병확산, 유통비용의 추가손실 방지를 위해  나주 혁신산단 내에 축산물종합유통센터를 668억원을 들여 2019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현재 도내 축산농가 대부분이 충북 음성에 있는 도축장을 활용하고 있는데, 우리 지역에 도축, 가공, 유통, 판매기능을 종합한 첨단시설이 완공되면 축산업의 경쟁력 향상뿐만 아니라 가축 운반에 따른 물류비 등으로 연 172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고병원성 AI 확산방지 뿐만 아니라 전 방위적 방역활동을 강도 높게 추진하여 안전하고 위생적인 축산물 공급기반을 구축하겠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축산물 수입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축산경영을 위해 축산업 관계자 모두가 가축방역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동물복지형 축산기반 확대를 통해 깨끗한 축산물을 생산·유통해야 한다.

 

넷째, 부가가치가 높은 농식품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소비자들의 식품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품질이 좋은 식품, 안전하고 위생처리가 잘된 식품, 신선한 식품, 조리가 간편한 식품, 건강한 기능성이 추가된 식품 등 개인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전남도에서도 새로운 트렌드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가공식품 산업기반을 구축중이다. 신규 가공업체 지원 확대(17개소)와 비교우위의 향토산업 육성(12개소), 지역특화작목을 활용한 전략식품산업 육성(3개소), 6차산업 인증 경영체 육성(220개소), 청년농업인 6차산업 기반구축사업(50억원) 등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자원을 활용하면서 우리지역의 특색을 살린 농식품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공식품산업의 발달과 여가 생활이 늘면서 식품소재산업과 외식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우리지역의 대응은 미흡하다. 실제로 전남의 농산물 생산량은 전국의 20%정도 점유하고 있으나, 부가가치가 높은 농식품 산업의 매출은 2~3% 수준으로 열악한 실정이다. 구례의 자연드림파크 조성 사례에서와 같이 시군별로 우수한 식품기업을 유치하여 지역의 농업계가 안전한 농산물을 원료로 공급하는  상생우수모델을 만들어보는 것도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다섯째, 지역농업을 이끌어갈 청년 농업인력을 육성해야 한다.

세계적 부호이자 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Jim Rogers)는 농업을 부(Richness)라 부르며 돈을 벌기 위해서는 농업에 투자하라고 역설하고 있다. 이는 과거 사양산업으로 인식되었던 농업이 미래에는 첨단기술과 융합하여 고부가가치산업, 즉 돈버는 산업이라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전남 귀농인구가 2010년 768가구, 2013년 1,825가구, 2016년 1,937가구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30대 이하 귀농인은 252가구로 4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남도에서는 청년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영농에 정착할 수 있도록 대학생 농산업 체험캠프 운영(120명), 영농 정착 지원금(2018년부터 매월 100만원), 청년 창업농장 조성(11개소)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청년세대가 농촌의 신규인력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드론과 같은 첨단 농업기계 기술, 모바일 쇼핑몰 운영, 치유농업기술 등 신기술 수요를 반영한 전문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미래 전남농업을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첨단기술, 기업가정신 등을 보유한 젊고 유능한 청년들이 농업분야 전문 인력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농업은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이래 지금까지 인류의 삶과 함께하고 있다.  앞으로도 인류와 함께 영원히 존속할 수 밖에 없는 산업이다.  전통농업이든, 현대농업이든, 미래에 도래하게 될 첨단 과학기술 농업이든, 농업은 인간과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 전남농업의 역할과 존재가치를 더욱 향상시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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