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강진 청소년들을 위한 희망 꽃길 만든다"
[특집] "강진 청소년들을 위한 희망 꽃길 만든다"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7.12.22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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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진로교육 어떻게 변화됐나 <상>

강진진로센터는 교육장과 관내 초중고등학교 운영위원장과의 대화의 시간을 통해서도 지역 체험처 발굴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진로센터운영 1년 만에 체험처 107곳 발굴... 전남 최고 활동 평가 이어져


요즘 대부분의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자유학기제'라는 이름의 진로탐색활동을 한다. 이 기간 동안은 중간·기말고사 등의 시험을 치르지 않는다. 대신 토론 또는 실습이나 직장 체험활동과 같은 진로교육을 받는다.

지난 2015년 개소한 강진교육지원청 위탁기관인 강진청자골자유학기제·진로센터(이하 강진진로센터)는 자유학기제의 안정적 정착과 학생의 맞춤형 진로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전국의 219개 진로체험센터 중의 하나다. 쉽게 말해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창의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역단위 진로체험의 '플랫폼'이다.

학생들은 이곳을 통해 다양한 외부활동을 접하며 진로를 고민할 수 있다. 생각하지 못했던 직업세계를 경험해 보기도 하고 직접 현장을 찾아가 여러 분야의 직업들을 체험하기도 한다.

강진진로센터 운영으로 발굴된 지역 내 진로체험처는 올해 100곳을 넘어섰다. 그리고 600명 넘는 중학생들이 이를 통해 다양한 직업 세계를 경험했다.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청소년들의 행복한 성장을 지원하고 있는 강진진로교육지원센터의 역할과 그간의 성과를 짚어본다. 

 

■'지역협력망'구축... 탄탄한 진로방향 제시

강진지역은 대도시에 비해 진로교육 인프라가 열악한데다 사회적 공감대 부족은 물론 직종도 특정 직업군에 편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양질의 체험처' 확보와 '프로그램 질'의 관리는 강진의 진로교육 방향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이정표로 여겨진다.

강진교육지원청은 지난 2014년도부터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한 진로직업 체험 활성화를 위해 관내 기관들과 업무협약식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강진경찰서와 강진소방서, 한국농어촌공사, 강진군선거관리위원회 등 관내 18개 기관이 업무협약에 참여하며 체험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어촌 지역 학생들의 격차 해소를 돕고 있다. 특히 위탁방식을 통한 강진진로센터 운영 이후에는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1년여 만에 진로체험처 107곳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강진진로센터 관계자는 "학생들은 마을기업이나 농장 견학을 통해 농촌의 6차 산업을 습득하기도 하고 전통음식체험으로 미래의 친환경 먹거리 산업을 구상하기도 한다"며 "고려청자박물관, 한국민화박물관과 같은 지역의 여러 문화공간을 통해서는 도예가나 해설가, 큐레이터, 감정사 등의 다양한 직업을 탐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진로센터는 현재 군인과 간호사, 신문기자 등 37명의 전문직업인을 9개 학교와 매칭하여 전문 강연을 진행함으로서 진로·직업교육의 내실화를 이뤄가고 있다. 또 지자체와 유관기관, 체험처 대표,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진로체험지원단을 출범시켜 지역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올 초부터는 매월 한 차례씩 진로소식지를 제작·발행하여 진로교육에 대한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맞춤형지원으로 '진로 길잡이'역할 톡톡

강진진로센터는 '진로캠프', '토요진로여행' 등 자체 진로프로그램을 마련하며 맞춤형 진로프로그램 개발과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변화하는 농촌사회와 역동적인 직업세계라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전문강사 초청'진로 토크콘서트'를 선보이고 있으며 학교로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드론, 로봇공학 분야의 직업체험 기회 제공 등 콘텐츠를 새롭게 구성해 변화된 직업세계를 반영하고 있다.

보다 나은 '체험'을 위한 매뉴얼도 구체적으로 갖추고 있다. 학생들이 현장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매뉴얼과 안내문, 'Q&A'를 문서로 제작하여 분명한 이상과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안전한 체험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안전 매뉴얼과 안전사고 발생 시 안내체계도를 제작하여 휴대용 구급함과 함께 보급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를 중심으로 하는 맞춤형 진학상담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현재까지 521명의 학생들이 진로센터의 진로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진로심리검사 및 적성검사, 성격유형검사, 직업흥미검사 등의 다양한 검사 지원을 받았다. 또한 직업세계의 변화와 자녀들에 대한 이해 등을 돕고자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로진학설명회 등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노력과 성과는 '진학지도'의 차원에서 '진학교육'의 차원으로 한 단계 발전하는 기틀을 마련함으로서 강진진로교육의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계속>

 

 

"지역사회가 힘 모아 다양한 진로체험 제공해야"

인터뷰 - 주길성 강진청자골자유학기제·진로센터장

"한국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하루 15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지난 11일 강진중학교 3층 진로상담실에서 만난 주길성강진진로교육지원센터장은 저명한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1928~2016)의 말을 먼저 꺼냈다. 강진진로교육지원센터의 취재에 앞서 설립 배경을 묻는 자리였다.

주 센터장은 토플러의 말을 빌려가며 '교육 혁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경쟁에 갇혀 꿈을 잃어가는 청소년들이 즐겁게 생활할 여건을 마련하고 창의성을 계발하여 국제경쟁력의 자양분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당면 과제라는 것이다. 때문에 자유학기제의 도입과 진로센터의 등장은 중등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혁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주 센터장의 교육적 시각이다.

주 센터장은 "누군가의 바람이나 강요가 아닌 스스로 부딪치고 경험해 보면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미래를 찾아가는 것이 자유학기제의 참다운 의미다"며 "자유학기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속도'보다는'방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주 센터장은 진로교육 성공의 전제 조건으로 지역사회의 체계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과 같이 공공 및 민간 영역의 다양한 자원들이 결합돼야 진로교육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주 센터장은 "다양한 진로탐색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는 필수 조건이다"며 "변화하고 있는 교육패러다임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전환과 시대흐름에 맞은 자녀교육 태도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주 센터장은 "센터가 진로 체험처 발굴을 위한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자체 조례 제정 등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진로체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의 필요성도 내비쳤다. 

현재 강진중학교 진로부장인 주 센터장은 자유학기제 중앙지원단 위원과 전남자유학기제 추진단원도 함께 맡고 있으며 지난 5월까지는 교유부총리가 위촉하는 자유학기제 현장지원단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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