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 초동마을 인근 다산쉼터에 설치된 운동기구는 관리 소홀로 페인트가 벗겨지고 작동마저 불가능한 상태다.
주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마을이나 공원 등에 설치한 운동기구 시설이 관리소홀로 제 구실을 못하면서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관리시스템이 체계화되지 않은데다 주민들의 수요나 접근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설치하다보니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인데, 상황이 이런데도 강진군은 올해 또 다시 수천만 원을 들여 11개 마을에 운동기구 설치계획을 밝히고 있어 예산낭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찾아간 작천면 한 마을회관. 마당에 놓인 운동기구 두 기는 한 눈에 봐도 곳곳이 녹슬고 얼룩진 채로 주민들로부터 외면 받은 지 오래된 듯 보였다. 몸통을 비트는 방식으로 운동효과를 누릴 수 있는 일명 '트위스트'기구는 페인트가 벗겨지고 녹이 슬면서 손잡이조차 잡을 수 없을 정도였고 의자 형태의 또 다른 운동기구는 곰팡이로 얼룩진 듯한 모습에 거부감마저 들었다. 
 
한 주민은 "처음에는 몇 명이 호기심 차원에서 이용하다 지금은 거의 방치되고 있다"며 "시설물만 덩그러니 설치해 놓고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다보니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마을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건강관리 지원방식이 보여 주기식의 시설 지원에 그치다보니 주민 만족도는 떨어지고 체계적인 건강관리에도 한계를 겪고 있는 셈이다.
 
생활체육 열풍을 타고 지난 2009년도부터 마을 도로변에 설치되기 시작한 운동기구 가운데 상당수도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읍 초동마을 인근 도로변에 위치한 다산쉼터에는 지난 2011년도 '양팔줄당기기' 등 두 가지 형태의 운동기구시설이 마련됐으나 사후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곳곳에 페인트가 벗겨지고 일부 기구는 작동마저 불가능한 상태다.
 
주변으로 무성하게 우거진 수풀은 이곳이 동네 체육시설인지조차 의심케 할 정도다. 공원을 활용해 운동기구를 설치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마을과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인근 한 주민은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 직선거리로 400m정도다"며 "걷기 운동을 해서 체육시설을 이용하면 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근본적으로 주민들의 동선이 감안되지 않으면 그저 전시물에 불가할 뿐이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9년도 읍 도원마을 인근 베드림 공원에 놓인 운동기구 또한 사업비 1천300만원을 들여 5대를 사들였지만 마을과의 접근성이 떨어진데다 70~80대 주민들이 사용하기에는 걸맞지 않은 운동기구라는 지적이 뒤따르면서 예산낭비 논란만 되풀이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군은 사후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기보다 오히려 체육시설 늘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강진군에 따르면 오는 10월까지 관내 11개 마을에 운동기구 2~3개씩이 설치될 예정이며 소요되는 예산은 5천만 원 정도다.
 
강진군스포츠산업단 관계자는 "마을별 운동기구 설치사업은 희망 농가를 대상으로 연차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며 "고장이나 파손이 발생하면 해당업체를 통해 수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사후관리에 있어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마을에서 발생하고 있는 시설물의 관리 실태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운동기구를 설치한 마을이 83곳에 이르다보니 관리에 한계는 있는 상황이다"며 "주민들의 협조와 자발적 관리도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이에 주민들은 "운동기구만을 설치하는 접근법은 더 이상 실효성이 없는 전형적인 탁상 행정의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며 "농촌 주민들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각 마을마다 차별화된 건강관리 시스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예산과 정책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