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 천년 역사를 잇게 한 '정수사'
고려청자 천년 역사를 잇게 한 '정수사'
  • 김영미 기자
  • 승인 2017.08.1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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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정수사 도공제

무명도공 추모 및 강진청자축제 성공 기원 도공제


강진청자축제가 개최되는 대구면 청자촌에서 약 6㎞정도에 떨어진 용운리 천태산 자락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정수사. 정수사는 오늘의 천년 역사를 잇게 한 고려도공들의 참선과 정신적 귀의처 역할이 되어 주었던 사찰로 알려져 있다.

첩첩 산중 천태산 자락에 위치한 정수사는 구군지에 의하면 805년(애장왕 6년) 도선국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정수사에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01호로 지정된 대웅전과 나한전, 산문 등이 있다. 정수사 산문 밖은 임진왜란의 격전지로 유명하다. 또 남쪽으로 6㎞ 떨어진 곳에 고려청자를 생산하던 집산지로 알려진 고려청자 도요지인 당전리가 있다.

고려청자의 역사는 5-6세기경부터 중국에서 생산되던 청자가 한반도로 넘어와 신라말기인 8-9세기경에 대구면 용운리에서 생산이 시작되었다. 14세기 쇠퇴기까지 500년 고려왕조동안 대구면 정수사에서 미산까지 6㎞에 이르는 집단적인 청자마을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오늘날 천년의 고려청자 역사를 있게 한 곳이 정수사이다. 정수사에 도착하면 입구에 세워진 임진란을 전승으로 이끈 염걸 장군의 전승비를 만나게 된다. 전승비의 주인공 염걸 장군은 1545년(인종1년) 칠량면 율변(단월리)에서 출생하였다. 염걸 장군은 기마와 궁술에 출중하였다. 1592년(선조 25년)임진왜란 때 왜군이 청자도료를 차지하려 구강포와 정수사 사이로 쳐들어오는 왜적들을 두아우 서와 경, 외아들 홍립과 함께 의병을 일으켜 섬멸했다.

염걸 장군은 적선 수백척이 구강포에 쳐들어오자 수백개의 허수아비를 미산바닷가에 세우고 의병들이 후퇴하는 척 위장전술을 펼쳐 정수사 골짜기에 매복해 유인된 적 수 천명을 소탕하였다. 왜군이 강진만을 경유해 이곳으로 들어왔던 것은 고려청자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어진다. 강진의 고려청자 역사에는 자신을 헌신한 무명도공과 목숨을 걸고 지킨 염걸장군이 있다.

정수사에 오르면 도조사에 무명도공위패가 모셔져 있다. 건물 내부에는 도자기를 빚는 도공들의 모습도 담겨 있다. 축제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도조사에서 천년의 고려청자 역사를 있게 한 고려시대 선조 무명 도공들의 안식과 넋을 추모하기 위한 무명도공추모제 및 제45회 강진청자축제 성공 기원제가 봉행되었다. 추모제 및 기원제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한평생 도자 삶을 살다간 그들의 넋을 위로하는 천혼문이 읊어져 축원됐다.

도공들의 안식을 비는 도공제에는 정수사 수현 주지스님이 고려무명 도공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도조사 경내에 세운 혼불등에 불을 밝혀 고려청자를 만들며 인고의 시간을 보냈던 그들을 기렸다. 또 고려시대 도공들의 넋을 위로하고 강진청자축제 성공을 위하여 관내기관단체장과 각 사찰주지스님, 지역도예작가, 군민들이 함께해 위패 단에 차를 헌다하고 추모했다.

추모제 및 기원제에는 참여자들이 차를 헌다하고 그들의 뜻을 기리며 영원히 이어갈 것도 다짐됐다. 추모제에는 고려무명도공의 신위께 제45회 강진청자축제를 맞이해 행사의 무사와 성공적 개최을 기원하였다. 또 자신의 혼까지 불살라 고려청자를 빚던 무명도공들의 역사를 이어가겠다고 다짐되었다.

도공제가 봉행된 정수사는 6㎞ 떨어진 당전리에서 도자기를 만들던 고려 무명도공들의 정신적 귀의처 역할이 되어 주었던 사찰로 알려져 있다. 정수사가 소재한 천태산 기슭 10리골 수백기의 가마에서는 예전 도공들이 도자기를 굽기 위한 불타는 연기가 하늘을 가리웠다고 전해진다. 이에 고려 무명도공들에게 500년간이나 안식과 지식을 전하던 정수사에는 조선후기인 1562년에는 내암이 26동, 외암이 25동이나 되었다고 전해진다. 강진고려청자와 뗄 수 없는 정수사는 도공들이 작품을 구상하거나 가마에 불을 지필 때면 찾아와 기도하고 참선으로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 후 고려청자를 만들던 정신적 귀의처였던 것이다.

이에 정수사에는 자체적으로 지난 1961년부터 50여년의 시간동안 이름 없이 스러져간 고려 무명도공들의 장인정신과 넋을 달래고자 고려 무명도공 추모제를 봉행해 왔다. 또 지난 97년에는 경내 도조사에 높이 80㎝ 넓이 35㎝의 무명도공 위패도 모셨다. 지난 2006년에는 도조사 경내에 연중 도공들의 청자에 대한 열정을 밝히고자 높이 2m의 석등 혼불등도 세웠다.

이후 강진청자축제가 개최되면서 군 축제팀과 군민이 함께 축제 하루 전날 정수사 도조사에서 고려무명도공제를 봉행해 성공도 기원하고 혼불등을 밝혀 이름 없이 살다간 고려 무명도공들의 넋을 위로하고 추모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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