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강진아트홀에서는 의미 있는 영화 한 편이 상영되었다. 제목은 '침묵을 말하라.' 가정 폭력을 다룬 영화다. 50분짜리 짧은 영화지만 상영 내내 가정 폭력 피해자들의 고통과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 한쪽이 먹먹하고 머릿속은 멍했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고 단호했다. 가정폭력은 절대 안 된다.
 
이번 영화 상영은 평소 군민의 다양한 복지 실현에 관심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하는 강진군의회 문춘단 의원의 신청이 계기가 됐다. 매년 한국여성의전화가 주최하는 여성인권영화제에 선정된 것이다. 강진군에서는 처음이다. 행사의 주관은 강진군 주민복지실이 맡았다. 관람 대상은 강진군여성단체협의회 회원과 다문화가정, 지역사회 아동단체 등 군민 150여명이 참여했다.
 
영화는 가정 폭력의 잔학성과 파국적 결말의 필연성을 역설하며, 침묵을 극복하여 여성 스스로 인권을 보호하려는 치열한 노력을 말하고 있다. 관객 모두들 숨죽이며 현실과 마주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가정폭력 건수는 2만 9600여건으로 조사됐다. 우리군은 올해 들어 벌써 100여건의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왔다고 한다. 매월 10건 이상의 가정폭력이 바로 우리 이웃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이 사회의 4대악으로 규정하고 있는 가정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인식하고 있을까? 가정 폭력은 사회 전반으로 폭력이 악순환 되는 시발점이다. 자녀의 학교 폭력, 데이트 폭력, 폭력 대물림이 대표적이다. 또한 가정 내 불신과 상처가 커지면서 사회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피부색과 문화, 언어 소통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정의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의 말 못할 고통은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못함을 말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가정 내 '길들이기, 가정 지키기'란 명분으로 폭력 행위가 행사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가해자는 폭력에 대한 죄의식을 강하게 느껴야 한다. 폭력의 일상화, 재발 방지를 위해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가해자들은 마음속으로 참회하자.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피해자 앞에 서자. 스스로 병원이나 상담소라도 찾아가서 인식의 전환에 노출되자. 피해자들은 침묵이 결코 자신의 인권과 가정을 지켜주지 않음을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 좀 더 능동적으로 현명하게 행동해 주길 바란다. 112나 1366(여성긴급전화)에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여성쉼터를 통한 치유의 시간도 기대한다. 이웃도 신고에 미온적이어선 안 된다. 가정폭력에 있어 침묵은 결코 금이 아니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전문 패널 4명은 가정 폭력에 있어 소신 있는 의견을 피력했다. 모두 다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단결된 노력을 희망했다. 참여한 관객들도 각자의 소감을 공유하며 인식개선을 위한 힘든 걸음을 용기 있게 내딛었다. 이번 영화제는 우리군에서 가정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론화하고, 지역사회 연계망을 통해 그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이제 가정 폭력은 지자체와 국가가 적극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됐다. 영화제란 작은 출발이 군민의 인권 향상에 큰 날개짓을 했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