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체납 등의 이유로 번호판이 영치된 차량들이 도로변에 장기간 방치되면서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방치기간이 길게는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도심의 흉물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 교통흐름까지 방해하고 있기 때문인데, 행정처분마저 한계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책마련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강진아트홀 인근 한 도로변. 앞쪽 번호판이 없는 검은색 중형차 한 대가 주차된 차량들 사이를 차지한 채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차량은 곳곳에 긁힌 흔적이 뚜렷했고 바퀴 틈새는 거미줄이 가득했다. 번호판을 뜯긴 차량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흉물로 전락한 셈이다.
 
인근 한 주민은 "차량이 방치되고 있는지도 7개월째다"며 "행정기관은 도대체 뭐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일방통행 구간으로 도로폭이 좁은데다 가뜩이나 부족한 주차공간마저 빼앗고 있는 현실은 주민들의 답답함을 더했다. 
 
강진읍 한 아파트 도로변도 상황이 비슷하기는 마찬가지. 번호판이 뜯긴 소형차 한 대가 아파트 진출입로 한 구간을 막아선 채로 오랜 기간 방치되면서 주민들의 볼멘소리를 키웠다.
 
아파트 주민 A씨는 "영치된 차량으로 인해 통행에 심각한 불편이 초래되고 있다"며 "장기간 방치는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한 주차난마저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번호판 영치차량이 장기간 방치되는 데는 밀린 체납액과 각종 과태료가 차량 가치를 넘겨 소유주가 체납액을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기 때문인 것. 번호판 영치 후에도 세금이 계속 부과돼 눈덩이처럼 불어난 체납액을 감당 못하면서 차량을 아예 포기해 버리는 경우도 방치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방치차량에 대한 견인조치나 상황에 따라 공매처분 또는 폐차 처리 등의 강력한 행정조치도 단행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효과는 미비한 실정이다.
 
강진군청 한 관계자는 "방치차량 여부를 확인하는데 있어 소유자가 의도적으로 연락을 피할 경우 이를 처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소유권 주장 등의 법적기준이 작용하다보니 일방적으로 강제절차를 밟을 수도 없는 문제다"고 밝혔다. 
 
공매에 나서더라도 차량 가치가 낮아 낙찰받기 어려운 경우 공매비용이나 견인비용 등을 행정기관이 부담해야 하는 것도 장기간 방치가 불가피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번호판 영치대상이 기관이나 부서마다 달리 이뤄지고 있는데다 경찰 등 유관기관과의 행정시스템이 한계를 겪고 있는 것도 이들 차량의 방치를 부추기는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번호판 영치활동은 강진경찰서와 군청 교통행정부서, 징수팀이 각각 맡아서 실시하고 있다. 경찰은 교통법규 위반 등에 따른 과태료 체납차량을 담당하고 군 교통행정팀은 주정차위반 등의 과태료 미납차량, 징수팀은 지방세를 기준으로 체납차량의 번호판을 영치하는 식이다.
 
하지만 방치된 영치차량을 놓고는 기관이나 부서마다 다른 입장을 내비치면서 사실상 처리시스템에 한계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로간의 입장차이로 방치차량에 대한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강진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2014년도부터 상습고액체납차량에 대해 번호판 영치활동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다만 영치 이후의 차량에 대한 2차적 행정조치는 소관 밖의 업무인 만큼 강진군이 처리해야 할 문제다"고 선을 그었다.
 
강진경찰은 이달에만 강진지역에서 차량 15대에 대해 번호판을 영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부터 6월말까지의 조치 건수를 더하면 경찰이 영치한 차량만 모두 63대에 이른다.
 
이에 대해 강진군은 영치결과 여부가 '협조 차원'의 행정 수준에 그치다보니 이후 처리과정에 있어 한계를 겪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영치처리 여부 등에 있어 유관기관과의 적극적인 업무 공유체계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이들 차량의 방치 문제를 해소하기는 사실상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주민들은 "번호판 영치로 인한 장기 방치차량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를 일괄 정리할 수 있는 행정시스템이나 강력한 법적 근거 등의 마련이 필요하다"며 "결국에는 행정기관의 의지 문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