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문화도시의 얼굴
[기고] 문화도시의 얼굴
  • 강진신문
  • 승인 2017.07.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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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_전남음악창작소장

전남음악창작소장으로 강진 오감통에서 일을 한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엊그제 온 것 같은데 시간은 주저 없이 빠르게 간다. 그동안 강진을 중심으로 전남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 음악창작소로서의 역할과 임무를 수행하는데 현재까지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전남음악창작소는 전국의 다른 음악창작소와 마찬가지로 지역의 대중음악 생태계 활성화와 지역 뮤지션을 위한 창작지원 등은 다를바 없으나 다른 음악창작소에는 없는 일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강진읍을 중심으로 하는 음악도시 조성 사업이다.

사실 음악도시 조성사업은 비단 음악예술이나 음악콘텐츠사업을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쩌면 도시를 '문화'라는 테마로써 가꿔나가는 '문화도시 조성사업' 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문화도시를 만들어 가는 일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2000년대 초, 많은 도시와 지자체들이 '문화도시'를 표방하며 도시의 비전과 미래성장동력을 '문화'라는 기제를 통하여 해결하는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그게 정치적이든 정책적이든 결과적으론 많은 도시들이 현재 '문화도시'라는 간판을 내걸고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중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도시를 '문화'라는 기제로 만들어가는 일, 혹은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일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일이기에 '성공'을 장담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한가지, 문화가 돈이라는 인식, 문화로 돈을 많이 벌수 있다는 생각이 문화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많은 도시의 명분이기에 실제적이지 못한, 혹은 주민(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이 없는 정책은(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표류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여러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진정 문화도시는 어떤 모습을 해야 할까. 유럽의 문화도시 선정 기준은 도시의 규모와 인구, 역사와 재정, 잠재력을 기초하여 민주주의와 복지체제, 법치주의, 인간정의의 특성 등을 꼽는데, 쉽게 얘기하자면 문화도시란 다른 도시보다 문화적 사적(史蹟)이 많거나 시민의 일상의 삶과 도시의 공간이 어떻게 구조화 되어 있는지, 그 도시의 운영 철학이 사람 중심인지, 사람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최근에는 생태환경적인 측면도 강조되고 있다. 이른바 도시 디자인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문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조건으로, 역사적 정체성, 일상으로부터 내재(활용)되는 특징적인 공간성, 예술성과 문화복지, 다양한 문화예술 행위(축제, 이벤트) 등을 얘기한다. 도시는 문화예술을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공공인프라를 지니고 있어야 하며, 다양한 문화시설과 문화공간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라 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시의 정책지향이 '사람중심'에 기초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 동안 우리는 그저 '도시'를 만드는데 만 몰두했고, 그런 도시에서 생존하는데만 몰두해왔다. 그러나 이제 최고의 화두는 '사람이 사람답게 대접받고 더불어 함께 행복할 자유를 누리는 터전을 꿈꾸는 도시'가 바로 진정 바라는'문화도시'의 근간이 되었다는 점이다.

강진 음악도시조성사업도 이런 철학과 지향점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사실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도시의 얼굴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니던가. 음악도시조성사업에 관련된 관계자로서 바라는 것은 바로 이런 도시의 모습을 함께 그려 나갈수 있는 지역주민들의 협력과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의 정책을 이끌어가는 리더 그룹(Visionary Community)의 통찰력있는 리더쉽 또한 요구된다. 문화도시를 가꾸어 나가는데 있어서 지역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에게 필요한 것은, 상상을 통해 없는 미래를 그려내고, 거기에 의미를 더해 스토리를 만든 다음, 끝없는 소통을 통해 이를 공유함으로써, 대규모의 유연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지금 문화도시, 음악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는 강진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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