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버스'로 마비되는 도심... 해법 없나?
'관광 버스'로 마비되는 도심... 해법 없나?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7.06.3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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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한 사거리로 관광버스 한 대가 진입하자 양방향을 오가는 도로변이 꽉 막히면서 차량들이 오도가도 못하고 정체돼 있다.

식당 찾는 버스만 '주말 평균 200대'... 교통체증 유발 일쑤
전용주차 공간 턱없이 부족... 주민들 "교통질서 마련돼야"


관광버스 유입 증가로 중심가의 교통 체증이 날로 심각해지면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도심의 교통 흐름을 저해하는 관광버스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특별한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식당업계의 '길 안내'역할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진은 오후 6시만 되면 서울 도심보다 더 복잡하다"

지난 9일 오후 6시께 읍 부강식당 앞 사거리. 관광버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도심을 바라본 한 귀농인이 우스갯소리를 내뱉자 주변 사람들은 쓴웃음을 지었다.

상황은 이랬다. 관광객을 싣고 읍 중심가로 들어선 45인승 관광버스 한 대가 교차로를 지나려는 순간 마주오던 차량과 마주하면서 사거리 절반을 차지한 채 멈춰 섰던 것.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다 주·정차된 차량까지 놓이다보니 대형버스가 현장을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딱히 없어 보였다. 사거리의 양 방향에서 진입한 또 다른 차량들은 버스의 양옆까지 에워쌌다.

사거리는 순식간에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차량들의 경적소리는 더욱 커졌고 고성과 욕설을 내뱉는 운전자도 갈수록 늘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차량은 계속해 들어섰다. 밀린 차량은 북쪽 방면 광주은행 앞까지 이어졌고 이내 중앙로 상가 구간의 차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이 일대는 20대 넘는 차량이 오도 가도 못하면서 30분 가까이 정체를 빚었다.

한 운전자는 "이런 도심의 상황을 보고 일부는 '경제 활성화'니 '관광 특수'니 하는 표현을 떠올릴 수 있겠으나 대다수는 '짜증'이란 단어부터 내뱉고 싶을 것"이라며 "관광버스로 뒤얽기는 강진의 도심을 '경제 활성화의 증표'로만 바라볼 수는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인근 한 상인은 "관광버스로 인한 교통 체증은 어제 오늘 일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도심으로의 관광버스 진입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교통질서를 유도할 행정은 여전히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관광버스 운전자들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내비게이션이나 휴대폰의 길 안내에만 의존해 목적지로 이동하다보니 도로의 구조나 상황을 미리 파악하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인 것.

경북 대구에서 온 한 버스기사는 "기기의 길 안내 서비스라는 것이 대게 현 위치에서 가장 빠른 길로 안내하게끔 되어 있다 보니 예상치 못한 도로환경을 마주하기 일쑤다"며 "특히 식당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곤혹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식당업계의 '길 안내' 서비스를 강화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식당별 '교통안내 매뉴얼'을 만들어 도심으로의 관광버스 진입을 차단하고 외곽도로로 우회하도록 하는 유도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식이다.

한 관광버스 관계자는 "경북이나 충남지역의 일부 식당은 도로환경이 열악하거나 혼잡 구간을 표시한'교통안내 지도'를 만들어 놓고 관광버스 기사나 식당 예약자에게 휴대폰을 통해 전달하기도 한다"며 "강진도 이러한 방식을 활용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2019년도 올해의 관광도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관광버스 전용 주차시설을 더욱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현재 강진읍내를 중심으로 영랑생가 초입과 강진군청 앞, 오감통 일대에 버스전용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실질적 수용면적은 15대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 읍내로 유입되는 관광버스는 주말을 기준으로 평균 200대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며 "우선 식당업체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해 관광버스로 유발되는 교통체증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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