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고 썩어가고' 명소가 이래서야
'버려지고 썩어가고' 명소가 이래서야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7.06.16 17: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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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의 명소 곳곳에 자리한 우물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수 년째 방치되고 있다. 한 때 복원사업을 통해 수 천만원씩이 투입됐지만 지금은 각종 쓰레기와 잡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도암 귤동우물, 영랑생가 탑골샘, 사의재 동문샘.

우물복원에 수천만원 쏟아 붓고 관리는 뒷전
사업 취지마저 무색... 주민들, "구체적 대책 마련돼야"


강진 주요 관광명소에 자리한 우물이 관리부실로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체험이나 관광효과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들여 샘터를 복원 해놓고도 관리는 사실상 뒷전에 놓이면서 수년 째 방치되고 있기 때문인데, 일부 샘터는 구실 논란마저 제기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14일 찾아간 영랑생가 인근 탑골샘. 우물 안을 들여다보니 빈병부터 비닐봉지 등 각종 쓰레기들이 눈에 띄었다. 두레박을 매달아놨을 것으로 보이는 밧줄은 끊어진 채로 기둥에 매달려 을씨년스런 분위기마저 더했다. 우물 밖으로는 고인물이 오랜 기간 그대로 방치되면서 온통 초록이끼로 뒤덮였고 다양한 유충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강진군은 지난 2007년도 당시 예산 13억 원을 들여 영랑생가 진입로 확·포장 공사와 함께 길목에 자리한 탑골샘 복원사업을 실시했다. 옛 우물을 활용해 역사적 관광자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당시 군이 밝힌 복원사업의 주된 취지였다.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체험적 요소를 제공하고자 초가를 얹고 두레박을 설치하는 등 복원 사업에 2천만 원 가까운 예산이 쓰였다.
 
인근 한 주민은 "수천만 원을 쏟아 붓고도 사후 관리에는 구멍이 뚫리면서 관리부실 논란은 수년 째 반복되고 있다"며 "탑골샘이 관광객들로부터 외면 받은 지도 오래전의 일이다"고 꼬집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사의재 옆 '동문샘'도 관리부실로 도마에 오르기는 마찬가지. 샘터 바로 앞에 조성된 가로 4m, 세로 3m 면적의 빨래터는 물이 고이고 썩는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미관을 크게 해쳤고 우물은 비닐봉지 등 각종 쓰레기들만 둥둥 띄운 채로 역사적 가치와 복원사업의 의미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우물복원 사업의 취지나 의미가 무색하기는 도암면 '귤동 우물'도 매한가지다. 샘터 외벽과 바닥은 잡풀이 무성한 채로 방치된 지 오래된 듯 보였고 주변으로는 각종 쓰레기로 얼룩진 상태다. 샘물은 고여 썩고 있다 보니 물을 떠 올려 손을 씻을 엄두조차 내지 못할 정도다.
 
군은 지난 2011년도 다산초당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의 일환으로 귤동과 보동마을 일대 우물 복원사업을 함께 실시했고 이를 통해 지난 2013년도 5월 '귤동 우물'을 복원했다. 샘터 외벽은 황토로 쌓고 샘터위로는 비가림막시설까지 갖추는 등 귤동 우물을 복원하는 데만 2천890여만 원이 소요됐다.
 
이곳에서 귤동마을회관 방면으로 500m떨어진 곳에 위치한 또 다른 샘터는 고풍스런 외관과는 달리 샘물은 아예 찾아볼 수 없게 되면서 구실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4일 이곳을 찾은 한 관광객은 "가뭄 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제법 멋스럽게 만들어진 우물 안에 샘물 대신 빈 캔만 달랑 남아 있는 모습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며 "적잖은 돈이 쓰였을 텐데 참으로 아쉬운 모습이다"고 전했다.
 
이곳은 다산초당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에 함께 참여했던 농어촌공사가 주민들의 향수적 차원과 관광객을 위한 경관조성에 무게를 두고 추진한 사업으로 사업비로 3천500만원이 쓰였다.
 
이에 주민들은 "강진방문의 해를 맞아 강진 명소 곳곳에 관광객의 발길이 닿고 있는 만큼 시설물의 관리 허술은 없는지 점검이 필요한 실정이다"며 "우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안과 대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인력 부족 등 관리에 실질적 한계를 겪고 있다보니 대처가 미흡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환경정비 작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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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017-07-12 02:14:50
인력부족은 핑계에 불과하고 공무원의 적은 복지 부동, 생각없는 특권이지요.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