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모덕, 배점례, 이순심 씨가 늦깎이 공부에 즐거워 하고 있다.

올해 작천초 1학년1반 입학, 열심히 배워 중학교 입학이 '꿈'


어려운 시대를 산 소녀들은 일하러 간 엄마대신 동생들을 돌보고, 하루종일 집안일 하느라 학교는 꿈도 못꿨다. 소녀들은 학교에 가서 연필을 잡고 글씨 써보는 것을 소원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과 시대 흐름상 배움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 시대를 산 70~80세 후반 반백의 할머니 4인이 배움의 소원을 풀고자 지난 3월 작천초등학교 1학년에 정식으로 입학해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다. 주인공은 작천면 조모덕(85·용정마을), 배점례(82·교동마을), 이순심(77·상남마을), 윤정임(72·교동마을)씨다.

늦깎이 학생으로 증손주뻘 학생들과 배움에 나선 4인 할머니학생의 공부 열정은 대단하다. 적지않은 나이에 공부하고 외우는 것이 쉽지 않아 학습 진도를 따라가고자 하교 후에는 방과후학습과 돌봄교실에 참여해 한글도 익히고 예습복습으로 열심히 공부한다. 집으로 돌아가면 그림일기도 쓴다. 이러한 노력으로 입학 2달만에 삐뚤삐뚤한 글씨체는 반듯하게 바뀌었다. 또한 학교에서 조모덕 학생은 독서와 그리기를 잘하고, 배점례 학생은 책읽기를 잘하고, 이순심 학생은 공부를 잘하고, 윤정임 학생은 발표를 잘하는 모범생으로 칭찬을 받는다.

학교 입학 전 글을 모르던 4인 할머니학생은 인생에 걸림돌이 많았었다. 버스 탈 때, 물건 구입시, 간판 등 생활속에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글을 모르는 설움을 마음속에 간직한채 결혼해 얘들을 키우고 시부모를 봉양하고, 살림하느라 소녀는 백발로 변해 버렸다.

그러던 지난 2015년 작천초 교장이 글을 알지 못하는 할머니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교직원들에게 뜻을 밝혔다. 이때 할머니들의 지인이었던 급식실직원이 적극적으로 할머니들에게 입학을 권유했다. 이에 학교를 방문해 면접도 보고 교실도 둘러봤다.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좋아 심장이 쿵쾅거렸다. 하지만 나이도 많고 글을 몰라 공부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 고민하다 결국 입학을 포기했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흘렀고 할머니들은 다시 용기를 내 학교에 노크했다. 이에 신일섭 교장이 어르신들의 인생에서 배우지 못한 한을 풀어주고자 입학을 허락했고 학교생활이 시작됐다. 입학 후 4인 할머니학생들은 글도 모르고, 나이도 많아서 남들이 흉을 볼까봐 시장바구니에 책을 담아 등교했다. 또 자녀들에게는 학교 다니는 자신들을 창피하게 여길까봐 말도 못했다. 지금은 학교와 자녀들의 응원속에 당당하게 가방 들고 등교하는 자신감을 얻었다. 또 4인의 배움 도전은 학교를 못간 할머니들에게 초교 입학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4인 할머니학생의 학교생활에는 최정숙 담임의 응원이 한 몫 해준다. 최 담임은 짬짬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4인 할머니학생 모습, 학교생활, 공부결과물 등을 사진으로 촬영해 자녀들의 핸드폰 메시지에 보내 엄마를 격려해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도록 하고 있다.

4인 할머니학생들은 학교수업 시간에 받침이 들어간 글씨가 조금은 어렵다. 그렇다고  포기는 없다. 열심히 한글자씩 배우고 익히면서 졸업이란 꿈을 향해 전진중이다. 4인은 학교를 다니면서 또 다른 목표도 생겼다. 그것은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에 진학하는 꿈을 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