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명성황후 죽음의 비밀을 좇아
[서평] 명성황후 죽음의 비밀을 좇아
  • 강진신문
  • 승인 2017.05.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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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_ 김진곤

『황태자비 납치사건』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일본의 공권력이 자행한 조선왕후(명성황후) 살해 사건인 을미사변을 떠올리게 되었다. 나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황태자비 납치사건』은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세상에 알림은 물론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위안부 문제 등 일본의 비뚤어진 역사관과 우리 역사에 무관심한 현대인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하여 작가 김진명이 쓴 소설이다.
 
어느날 한국인 유학생 김인후와 재일 한국인 임선규가 일본의 황태자비를 가부키 극장에서 납치하였다. 이들은 '한성공사관 전문 435호'를 공개토록 요구하기 위하여 황태자비를 납치한 것이다.
 
'한성공사관 전문 435호'는 무슨 내용을 담고 있기에 이들은 이토록 공개를 요구 하고 있는 것일까. '에조 보고서'로 알려져 있는 이 문서는 일본의 낭인들이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할 때, 그 광경을 지켜보았던 전직 법제국 참사관이자 당시 조선 정부의 내부 고문관이었던 이시즈카 에조가 한성공사관에서 법제국 장관이었던 스에마쓰 가네즈미에게 보낸 전문이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낭인들은 깊이 안으로 들어가 왕비를 끌어내 칼로 두세 군데 상처를 입히고 발가벗겨 국부검사(局部檢査)를 했습니다. 우스우면서도 분노가 치밉니다. 마지막으로 기름을 부어 소실했는데 이 광경이 너무 참혹하여 차마 쓸 수가 없습니다. 궁내대신 또한 몹시 참혹한 방법으로 살해했다고 합니다."
 
본 소설 430쪽에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보다 상세하게 기술 해놓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한없는 분노가 치밀고 가슴이 먹먹하였다. 한 나라의 국모를 이렇게 참혹하게 살해할 수 있단 말인가. 일본의 낭인들이 이런 망나니짓을 하는 동안 우리의 관리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한숨이 저절로...

황태자비 납치사건 _ 김진명 장편소설

 
'에조 보고서'는 본 소설의 저자 김진명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일본의회도서관 헌정자료실에서 찾았고, 명성황후는 살아 있는 상태에서 일본인들에게 능욕을 당한 후 기름이 부어져 소실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참으로 귀중한 사실을 찾아 낸 것이다. 이러한 자료가 있음에도 일본은 반성은 커녕 역사 왜곡을 점점 더 노골화하고 있다. 일본은 초·중학교에 이어 올해부터 모든 고교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내용을 넣었다고 한다. 미래 일본을 이끌어 갈 어린 학생들은 이제 초·중·고교에서 더 체계적이고도 반복적으로 잘못된 역사를 배우게 된 것이다.
 
위안부도 조선 여자들이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픈 우리의 과거를 바로 알고 역사의식을 조금 더 가졌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다. 작가 김진명은 '과거에 눈을 감는 자는 현재에도 장님이 된다'고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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