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 고향 강진예찬 -'2017년 강진 방문의 해'를 맞아-
[기고] 내 고향 강진예찬 -'2017년 강진 방문의 해'를 맞아-
  • 강진신문
  • 승인 2017.04.2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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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 · 전 광주도시공사 경영본부장

고향은 누구에게나 항상 그립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 따뜻한 어머니의 품안 같다. 초등학교 시절만 고향 강진에서 살다가 진학문제로 부모님 곁을 떠나 타향에 살아온 나에게 '남도답사 1번지 강진'은 그래서 더 애틋하게 언제나 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나는 지난 4월 8일 '한중문화교류회' 회원 45명을 안내하여 '2017년 강진방문의 해'를 맞이한 강진의 문화·유적지를 답사했다. '한중문화교류회'는 광주의 각계각층의 명사(名士) 300여명으로 구성되어 역사,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는 민간단체로서, 특히 본회를 이끌어 가고계신 '강원구' 회장은 중국 여행만 350여회를 답사하신 우리나라에서는 최고의 중국 전문가이시다.

이번 강진답사는 방문인사들이 광주의 '오피니언 리더'들이어서 강진의 많은 아름다운 문화·유적 중 무엇을 보여 드려야할까 망설여짐과 동시에 전문가들에게 강진의 깊은 속살을 보여드릴 수 있어 설레기도 했다.

강진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 보유하고 있는 문화유적을 되도록이면 많은 곳을 보여드리고 다음에 가족친지들과 다시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강행군을 하였으나 가는 곳마다 유서깊은 유적들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매료되어 몸은 가뿐해지고 마음까지도 치유되는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

우리가 이번에 답사한 곳은 성전의 월출산 아래 녹차밭, 백운동정원, 무위사, 사의제, 마량미항, 가우도 출렁다리, 다산초당, 영랑생가, 시문학파기념관, 병영성, 하멜기념관 등이다. 특히 '백운동정원'은 담양소쇄원, 완도보길도 세연정과 함께 '호남의 3대정원'으로 불리며 이는 조전 중기 백운처사 이담로가 조성하였다.

그후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제자들과 월출산을 등산하고 하루 밤을 지내며 정원의 아름다움에 반해 '백운동 12경'을 짓고, 제자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圖)를 그리게 한 뒤 자신의 친필시를 넣은 백운첩을 남겼다. 강진군에서는 이를 토대로 정원을 복원 중에 있으며,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자연에 귀의하여 유유자적하며 지내기 위해 만든 정원이라 하여 '별서정원'이라고 불리고 있다.

'사의제(四宜齊)'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으로 유배되어 처음 머문 주막집으로 주모와 그의 딸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4년간(1801-1805) 기거했던 방이다. 사의제는 다산이 자신에게 다짐한 네 가지 경계를 말하는 것으로 '생각을 하되 더욱 맑게, 용모를 단정히 하되 더욱 단정히, 말을 적게 하되 더욱 적게, 행동을 무겁게 하되 더욱 무겁게 하라'는 뜻이다.

'마량미항'은 천연기념물 '까막섬'과 천혜의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항구로 예전에는 완도군 고금, 약산, 금일, 신지로 가는 해상교통의 요충지였으나, 지금은 연륙교 설치로 교통보다는 인근의 풍부한 해산물이 한몫하고 있다. 특히 3년 전부터 강진원 군수의 특수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량놀토수산시장'이 개설되어 청정바다와 미항, 수산물들이 관광객의 살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지역경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소 멍에를 닮아 가우도(駕牛島)로 불리는 곳에 설치된 '출렁다리'는 1천200미터의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 인도교로서 여기를 걸어 보려는 전국에서 모인 관광객들의 인파로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북적인다. 이 출렁다리는 강진만의 해안선 중간에 위치하여 인근 청자도요지와 바다 건너편 도암의 다산초당, 백련사와의 만남을 연결해 주며, 강진만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고 최근 설치된 청자타워와 짚트랙은 젊은 관광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며 강진만의 여의도로 불리우고 있다.

'다산초당'은 정약용 선생께서 장장 18년에 걸친 강진 귀향살이 가운데 10년을 지내며 인간적 고뇌와 아픔을 겪으며 사신 곳으로 이곳에서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을 집필하셨다. 다산(茶山)은 차나무가 많았던 초당이 있는 만덕산의 별칭으로 정약용 선생의 호 '다산'도 여기에서 유래하였다.

다산초당 아래서 다산의 정신과 학문을 이어받아 이를 지키며 살아가는 친구인 윤동환 前 강진군수가 반갑게 맞이하며 다산의 역사와 학문의 세계에 대해 깊이 있게 해설을 해줘 그 의미를 더해주었다.

또한 '북도에 소월이라면 남도에 영랑'이라는 말이 있듯 우리나라 순수시, 서정시의 대표적 시인으로 손꼽히는 영랑 김윤식이 살았던 '영랑생가'는 초가집으로 복원되어 잘 관리되고 있으며 입구에 있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비(詩碑)는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바로 그 앞에 강진군의 열정과 의지로 2012년에 개관한 '시문학파기념관'은 영랑과 함께 1930년대 활동하였던 시문학파 9인의 발자취를 담고 있다. 요즘 특정작가나 작품으로 대표되는 문학관은 많이 있으나 한 시대의 문예사조를 조망하는 사상 첫 '유파문학관'으로 '2017년 대한민국 최우수 문학관'으로 선정되었다.

강진읍을 뒤로하고 병영으로 가는 길은 경치가 좋아 김삿갓도 찾았던 금곡사와 까치네재의 벚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 '벚꽃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병영성'은 조선 태종때 마천목 장군이 전라병마도절제사(전라,제주지역을 총괄했던 육군사령부)로 있으면서 병영성을 축조하였는데 동학혁명때 불타 없어진 것을 복원 중에 있는데 성곽은 완성되었고 관아(官衙)는 복원 중에 있고 그 옆 '하멜기념관'도 리모델링하고 있다.

이렇듯 내 고향 강진은 문화유적 보고(寶庫)이자 빼어난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다. 강진 군민들의 한결같은 애향심과 행정기관의 열정과 노력의 산물로 이제 강진은 사계절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관광의 명소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뼛속까지 애향인으로서 이번 답사는 고향발전의 진면목을 확인한 값진 여행이었고 특별히 이번 방문을 크게 환대해 주신 강진원 군수님, 김명희 의회부의장님, 관계관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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