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 고향 자랑스러운 강진
[기고] 내 고향 자랑스러운 강진
  • 강진신문
  • 승인 2017.04.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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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진_인천포스코고 교장·강진읍 출신

백련사 800년 수령인 동백나무의 울퉁불퉁한 큰 옹이들은 밤낮없이 자식들을 위하여 일만 하셨던 아버지의 손에 새겨진 훈장처럼 정겨웠다.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동백을 부여안고 아버지의 숨결을 들었다.

수백년 동안의 동백 숲의 역사를 알고 있을 동백은 오늘도 말없이 동백꽃을 피어 동박새를 부르고 꽃을 땅에 떨구어 자연의 섭리를 실천하고 있었다. 동백 숲의 큰형처럼 바라보고 있는 800년 동백은 말없이 동백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아버지가 근검절약의 정신으로 나를 스스로 일어서도록 이끌었던 것처럼 말이다. 한 그루의 나무로는 숲을 이룰 수 없다는 교훈을 알게 해 준 동백숲은 천연기념물답게 장관이었다.

어린 시절 이웃집 장독대 언덕에 있었던 동백나무 열매를 주워 일정 양이 되면 시장 기름집에 갖다 주어 만든 동백기름은 어머니의 머리를 윤기 있게 만들었던 유일한 화장품이었다. 비녀를 풀고 동백기름을 발라 머리를 손질하셨던 단아한 어머니 모습이 떠올라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하였다.

다산초당에 걸터앉아 구강포를 바라보면서 다산이 18명의 제자들과 함께 500여 권의 책을 집필한 마음과 열정을 헤아렸다. 유배되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마음을 말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모습과 다산의 정신은 더 높고 푸르게 빛났다. 처칠이 옥스포드 졸업식장에서 연설했던 Never Never Never Give up(절대 절대 포기하지 마라)이 떠오른다. 실패의 축적이 성공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지 않는가? 학교로 돌아가면 제자들에게 다산정신을 일깨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산의 열정과 몰입, 청렴정신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영원한 귀감이 될 것이다.

이틀 동안의 농박을 통해서 강진을 이해하고 농촌을 생각하며 과거로의 추억여행은 충분하였다. 덤으로 주인장과의 대화와 전국에서 모인 새로운 지인들과의 만남을 통한 지혜의 생활담은 최고였다. 농박의 토속적인 강진음식은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백련사의 다도 수련은 찻잔 속에서 우러난 한 잔의 녹차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 주었다. 다산과 혜장스님이 한 잔의 차 속에서 인생을 논하였으리라. 다도를 설명하신 비구니는 정갈하시고 기품이 있으셨다. 다도체험관에서 문을 열고 바라본 구강포 풍경은 자연에 심취하게 만들었다.

감성음악회에 국악부부의 맛깔스런 이야기와 창이 남도예술을 대변했으며, 성악부부의 오페라도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었다. 오감통의 예향한정식은 타 지역에서 맛볼 수 없는 음식들로 미각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청렴·푸소체험 연수는 내 고향 강진을 사랑하고 자부심을 갖게 했다고 생각한다.

고향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한 아름다운 추억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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