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지도사를 아시나요?"
"재난안전지도사를 아시나요?"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7.03.13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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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관내 첫 재난안전지도사 자격증 취득한 칠량면 천만일 씨

 재난안전교육전문가 천만일씨...'마을회관서 안전교육' 실시
'세월호' 계기로 자격증 취득... 천 씨, "재난안전교육 반드시 필요"


"깍지를 낀 채 손바닥은 가슴 중앙에 대고 어깨는 수직으로..."

지난달 15일 강진읍 장전마을회관. 주민 10여명이 실습용 마네킹을 앞에 놓고 한 남성의 구령에 맞춰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였다. 30회 가량 반복된 구령이 끝나자 건장한 체격의 남성들은 힘에 부친 듯 자리에 주저앉았다. 주민들의 이마는 금세 땀방울이 맺혔고 숨소리는 제법 거칠었다. 심정지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심폐소생술을 해보는 체험이었지만 현장엔 긴장감이 돌았다.

최근 재난안전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천만일(54·칠량면)씨가 주민의 생활 속 위기 대처 능력을 높이고자 재난안전교육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재난안전지도사란 말 그대로 각종 재난안전에 대한 지식과 충분한 대처능력을 갖는 전문가다. 이날 교육현장에는 천 씨처럼 재난안전지도사 자격증을 갖춘 전북지역 지도사 4명이 함께했다.

천 씨는 교육현장에서 "1분에 100회의 속도로 5㎝깊이로 가슴을 압박하는 것만으로도 산소공급이 가능해진다"며 "응급상황 시 4분 안에 실시해야하는 심폐소생술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응급처치로 이런 교육은 이웃을 살리는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은 이론과 실습이 병행돼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심정지 환자의 발생 사례부터 심폐소생술의 방법과 중요성이 동영상을 통해 주민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됐다. 주민들은 실습용마네킹과 연습용 제세동기(심장충격기), 소화기 등을 직접 작동해보며 활용법을 몸으로 익히기도 했다.

천 씨는 "재난안전은 머리로만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익혀 언제 어디서든지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체험과 실습과정을 통한 반복학습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천 씨가 재난안전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결심한 때는 지난 2014년도부터다. 세월호 참사로 학생 등 300명 넘는 승객이 목숨을 잃은 해였다. 재난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가슴을 짓눌렀다.

자격시험 준비가 한창이던 이듬해에는 지진소식이 언론을 들썩였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보도는 천 씨의 결심을 더욱 굳게 만들었다. 필기와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데만 꼬박 일 년이 걸렸다. 천 씨는 작년 7월 한국아동청소년안전교육협회에서 주관한 재난안전지도사 시험에 최종합격하며 자격증은 물론 학교 안전교육 등의 강사로 활동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천 씨는 "재난은 복합적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막을 수 있다"며 "위급한 상황에서 가족은 물론 이웃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재난안전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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