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대표작은 오늘밤에 쓰여진다"
"시인의 대표작은 오늘밤에 쓰여진다"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7.03.1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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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시인, 시문학파기념관 5주년 기념 '문학콘서트'

강진시문학파기념관(관장 김선기)은 개관 5주년을 맞아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시문학파기념관 야외무대 및 아트홀 소공연장에서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기념식의 첫 무대는 문단의 원로이자 대한민국 예술회원인 신달자 시인의 강연으로 꾸며졌다. 지난 3일 강단에 오른 신 시인은 '나의 삶, 나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지난 70년의 세월 동안 한 여자로서 겪은 삶과 시인으로서의 인생을 소개했다.
 
신 시인은 "삶을 살면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 그리고 그들이 나에게 해준 말 한마디가 나를 한 인간으로 성숙시켰다"며 "누구나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산다. 그런 사람들이 자신에게 던져준 한 마디의 말만 수집하더라도 굉장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신 시인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하기까지 굉장히 많은 스승을 만났다"면서 "그러나 그 어떤 스승보다 제일 뛰어난 스승은 바로 내 어머니였다"고 말하며 잠시 두 눈을 감기도 했다.
 
신 시인은 자신의 스승이었던 박목월 시인과 나눴던 얘기를 풀어가며 '오늘밤'이라는 시간을 '희망의 선물'로 표현했다.
 
신 시인은 "박 선생님은 '나그네가 대표 시(時)이냐'는 저의 물음에 자신의 대표작은 오늘밤에 쓸 시(時)다'고 대답했다"면서 "우리의 삶은 오늘을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며 인생에서 그 보다 더 큰 선물은 없다는 것을 그 때 깨달았다"고 전했다.
 
시와 문학에 대해서는 '심연(深淵)의 것들을 들어 올리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박목월, 서정주, 박두진과 같은 시인들도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 올리고 문자로 표현했기에 우리가 그들의 시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시인은 끝으로 "시는 활자 몇 개밖에 되지 않는 지극히 초라한 것인데도 사람들은 몇 개의 활자에 감동하고 눈물 짓는다"면서 "늠름한 건축물의 조각하나를 다듬듯이 글자 한 개를 다듬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함께 '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학콘서트에 이어 오후 7시부터는 강진합창단과 중앙초 오케스트라 등이 무대에 올라'時心이 흐르는 남녘의 봄 강진'을 테마로 한 축하공연을 선보였다.
 
또 기념행사 기간 동안 시문학파기념관 야외무대에는 시문학파 동인대표 들의 '時(시) 깃발전'이 진행돼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지난 2012년 개관한 시문학파기념관은 특정 작가에 한정하지 않고 1930년대 문예사조를 조망하는 문학공간으로서 한국 문학사상 최초의 유파문학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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