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시골 할머니의 손 편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시골 할머니의 손 편지
  • 김철 기자
  • 승인 2017.02.24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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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여성농민 한글학교 인기

한글학교에 다니는 윤규림(군동면 생동마을·85)할머니는 최근 손자ㆍ손녀들에게 편지를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남편과 자식들을 평생을 의지하며 살아온 덕에 한글을 배우지 않아도 큰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었지만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자식들도 타지로 가게 된 이후 농협에서 돈을 찾거나 TV 자막, 버스시간표 등 일상생활에서 글 읽기가 필요할 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서럽기도 했지만 '시대를 잘못 만나 못 배웠다'고 스스로 위안을 하며 지내던 중 마을회관에 찾아와 한글을 가르쳐주는 '찾아가는 여성농민 한글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든 글을 읽고 쓰고 싶은 욕심에 늦은 나이에 한글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올해 4학년인 윤규림 할머니는 아직 군데군데 글씨도 틀리고 삐뚤빼뚤 휘어진 글씨체이지만 진심이 담긴 따뜻한 편지를 손자, 손녀들에게 보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고맙고 기쁘게 생각한다.

강진군 소재 24개 마을의 회관은 일주일에 두 번씩 '찾아가는 여성농민 한글학교'가 운영된다. 학교에서 한글을 배우는 학생들은 350여명의 여성 어르신들로 한글학교의 주인공이다.

한글학교는 6명의 선생님이 24개의 마을을 돌며 학생들을 가르친다. 과목은 한글, 산수, 음악 등으로 모두 시골 실정과 어머니의 눈높이에 맞춰 자체 제작 된 교과서로 수업을 한다. 1월에 학교 입학식을 한 후 봄 소풍, 가을 운동회, 졸업식 등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도 운영해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어머니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선물해 드리고 있다.

올해 9년째를 맞이한'찾아가는 여성농민 한글학교'는 1천3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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